니가 와서 해보던지...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 그에 해당하는 정사를 도모하지 않는다

by 주종문

요즘 많은 스타트업들이 어렵다고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칭찬하던 기업들이 문을 닫거나 서비스를 종료하고 인력을 감축하고 있는 것을 본다.

그리고 당연한 일이지만 그 기업과 그 기업을 운영한 경영진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보게 된다.

나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된다.

그중에 상황을 이야기하고 판단하는 읽을만한 이야기도 많이 있지만 [그딴 식으로 하니 그럴 줄 알았다 ]류의 하나마나한 이야기도 많다.

물론 이런 [그럴 줄 알았다]류의 이야기는 지금뿐만 아니라 그동안 무수히 많이 있었고 앞으로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유의 이야기가 나오면 항시 머릿속에 떠 올리는 것이 [ 그럼 니가 와서 해보던지..]라는 생각이다.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언행을 모아 편집한 [논어] 태백편에 이런 말이 있다.

子曰: "不在其位, 不謀其政."

(자왈: "부재기위, 불모기정.")

풀이하면

공자가 말했다.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 그에 해당하는 정사를 도모하지 않는다."

이 말은 논어 헌문편에도 있다.

子曰: "不在其位, 不謀其政." 曾子曰: "君子思不出其位."

(자왈: "부재기위, 불모기정." 증자왈: "군자사불출기위.")

풀이하면

공자가 말했다. "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 그에 해당하는 정사를 도모하지 않는다."

증자가 말했다. " 군자는 생각하는 바가 그 지위를 벗어나서는 안된다."

증자는 공자의 제자로 증자의 말은 공자의 말을 보충설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이해한 이 말의 핵심은 자기가 현재 위치한 자리에 맞는 행동과 말을 하라는 것이다.

공자의 시대에서는 군자, 현대에서 리더에게 리더로서의 큰 방향을 전하는 [논어]의 말을 떠 올린 것은 위치에 맞는 말과 행동이라는 것이 정말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기가 현재 위치한 자리라는 것이 단순히 공간적인 의미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그것은 예전에는 벼슬이 될 수 도 있고, 현대에서는 회사에서 지위가 될 수 도 있고, 사회적인 직업이 될 수도 있다.

위치에 맞는 말과 행동이 어려운 것은 그 위치에 자리한 사람도 자신의 위치에 맞는 말과 행동이 어떤 것인지 모를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단한 예로 내가 이번에 팀장으로 승진을 해서 하나의 팀을 이끌고 팀장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논어에서 말한 것처럼 팀장 위치에 맞는 행동과 말을 해야 하는 것이다.

증자가 말하는 것처럼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팀장의 지위를 벗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막 팀장에 오른 내가 팀장으로 해야 할 말과 행동을 구분할 수 있는가?

물론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교육을 받고 지식적으로는 알 수 도 있다.

그러나 머릿속으로 알고 있다고 해서 그대로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는가?

이것은 스타트업 CEO도 마찬가지다.

많은 스타트업 CEO들이 여러 가지 이유를 가지고 기업을 창업하고 성공을 위해 노력한다.

그 위치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하는 CEO도 있을 것이고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위치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하는 CEO 중에 성공하는 CEO도 있고 실패하는 CEO도 있을 것이다.

그 위치에 맞지 않은 말과 행동을 하는 CEO 중에도 성공하는 CEO도 있고 실패하는 CEO도 있을 것이다.

내가 [그딴 식으로 하니 그럴 줄 알았다 ]류의 이야기를 듣고 [ 그럼 니가 와서 해보던지..]라는 생각을 하며 오늘 언급한 논어 구절을 떠올리는 이유는 한 가지다.

각자 자리한 위치에 따라 그에 맞는 말과 행동이라는 것은 내가 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같은 팀장이라는 위치라도 회사의 업종, 규모, 내부문화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팀장으로서 위치에 맞는 말과 행동이라는 것이 틀릴 수밖에 없다.

그것은 그 위치에 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경험을 잣대로 [ 그딴 식으로 하니 그럴 줄 알았다 ]라는 말을 한다는 것은 본인이 스스로 나는 나의 위치에 맞는 말과 행동을 해본 적이 없어요 또는 그런 거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라고 하는 것과 같다.

결과와 원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밝힐 수 있다.

내 생각에는 이런이런 문제가 이 회사의 문제다와 같은 생각은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이야기한 대로 했으면 성공했을 텐데 내가 이야기한 대로 안 해서 그렇게 되었다는 [ 그딴 식으로 하니 그럴 줄 았았다.]류의 이야기는 스스로 본인이 생각 없는 사람이라고 고백하는 것 밖에 안된다.

본인이 그 기업의 CEO가 되어 보기 전에는 무엇하나 확실한 것이 없는데 어떻게 그렇게 확신을 하는가?

아무리 잘해도 운이 없으면 실패하는 것이 사업의 영역인데 무엇이 그렇게 확신을 주는가?

원인은 이야기할 수 있어도 명확한 범죄행위가 아니라면 사람을 욕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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