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진 Aug 19. 2022

룸메이트가 시끄럽고 말이 많다.


 당신은 어제 6시쯤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9시쯤 되니 머릿속에서 갑자기 이런 소리가 들려온다.

 "디저트가 먹고 싶은데, 사러 나가기는 귀찮고.

어쩌지?" 이건 옳은 소리일까?


 만약 옷장에 옷이 가득한데도 자꾸만 새 옷을 구경하라고 하는 머릿속의 목소리도, 멀쩡한 차를 놔두고 또 새 차가 갖고 싶다는 목소리도 옳을까?

이런 목소리가 옳지 않다면, 누군가를 이기적이라고 내가 정의해버리는 생각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




 마이클 싱어는 우리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소리들은 무시해도 되는 소리들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명료한 정신 상태에서 생각하지 않는, 무작위의 소리들을 구분해서 무시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이런 소리들을 무시해도 된다는 것을 알고는 처음에 깜짝 놀랐지만 너무 신났다.

일단, 무시해도 된다는 걸 알게 되고 나서는 그 목소리가 들려올 때 한걸음 떨어진다. 그리고 '또 저런 이야기를 하는구나라고, 내 안에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는 룸메이트가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좋다.

육신을 지니고 세상에 있는 한 저 룸메이트를 없앨 수는 없고, 그냥 인정하는 편이 낫다. 그리고 저 목소리는 결코 내가 아님을,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육신을 빌려 지켜보는 자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한다.







 

 배가 고픈 것도 아닌데 뭐가 먹고 싶다는 소리가 들리면, 이제 우선 지켜보고 '쟤는 원래 저러는구나.' 생각하고는 좀 더 쉽게 뒤돌아설 수 있게 되었다.

뭔가 집중해서 해야 하는데 방해하는 소리들은 여전히 계속 들린다. 이 소리들과 싸우거나 말려들어, 하던 일을 잠시(?) 미루고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일을 하는 일이 적어진 것도 좋다.

사실 이 방해의 소리들과 맞서 싸우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는 엄청난 낭비이다.

 '룸메이트가 또 방해 공작을 펴고 있군. 그러거나 말거나 계속 집중이나 해야지.'라고 생각하니, 생각의 끗 차이가 신세계다.


이 룸메이트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말이 많은 것은 기본이고 그 말 중에 들을 만한 말은 거의 없고, 어느 순간엔 오버했다가 갑자기 의기소침해지기도 하며, 가끔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잘 생각해보면 동의하실 것이다.

그런데 이 룸메이트와 싸워서 무엇하겠는가?

어쩔 수 없이 같은 방에서 이 소리를 들어야 한다면,

최대한 멀찍이 떨어지고, 나에게 좋은 소리를 더 크게 틀어 귀 기울여 듣는 편이 좋은 듯하다.


마이클 싱어는 명료한 상태에서 목표를 정하고, 그것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다른 목소리들은 무시하라고 이야기한다.

<목소리는 언제나, 내부의 문제를 풀려면 외부의 뭔가를 바꿔야 한다고 충고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지혜롭다면 이런 게임은 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마음이 주는 충고가 심리적으로 상처받은 자의 충고임을 알아차릴 것이다. 당신 마음의 생각들은 두려움으로 혼란스러워져 있다. 세상의 모든 충고 중에서도 절대로 귀를 주지 말아야 할 것은 혼란된 마음의 충고다. 마음은 실제로 당신을 그릇된 길로 이끈다._마이클 싱어의 상처받지 않는 영혼 중에서>

하지만 당신이 지혜롭다면 이런 게임은 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마음이 주는 충고가 심리적으로 상처받은 자의 충고임을 알아차릴 것이다. 당신 마음의 생각들은 두려움으로 혼란스러워져 있다. 세상의 모든 충고 중에서도 절대로 귀를 주지 말아야 할 것은 혼란된 마음의 충고다. 마음은 실제로 당신을 그릇된 길로 이끈다.

_마이클 싱어의 상처받지 않는 영혼 중에서>




 이제 운동하러 가야 할 시간이다. 룸메이트가 또다시 나선다. 귀찮은데 오늘은 쉬라고.

그럼 나는 이제 그 소리를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운동할 채비를 한다. 운동하러 나가는 순간 기분이 좋아지고,

운동을 하면 더 좋아진다.

그런데 운동하는 데까지 따라와서 이 동작은 이제 힘드니 그만하고 다른 동작을 하라는 둥 별소리를 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 무시하고 나면, 다음번엔 무시하는 것이 좀 더 쉬워지고 갈수록 더 쉬워진다고 하니 다행 중 다행이다.

운동이 끝나면 역시 룸메이트가 했던 말은 또 쓸데없는 소리였다는 생각이 든다.





#신개념다이어트방법

#늘깨어있는법






작가의 이전글 정수기 필터를 보셨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