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료, 설탕도 적당히 활용하자]
저는 임신할 때마다 입덧을 심하게 합니다. 냉장고만 열어도, 음식 냄새만 맡아도 토할 정도이지요. 둘째 임신 3개월째에 제대로 먹지를 못해 비실비실하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마을회관에서 마을사람들끼리 떡국을 끓여먹는다고 해서 이사오지 얼마안된 저는 마을주민분들한테 인사를 하러 갔었지요.
그때 떡국을 한 입 먹었는데 입에 착착 들러붙는 것이 없던 입맛이 돌아오는 것이었어요. 메기(여기는 어촌이라 메기를 통째로 넣더라고요)에 떡만 넣고 푹 끓인 건데 어쩜 이렇게 맛이 있는지, 역시 할머니 손맛이 달라도 다르구나, 감탄이 연신 나왔습니다.
떡국 한 사발을 싹 비우고 있으니 부엌에 계시는 할머니가 "한그릇 더 무라"해서 "고맙습니다"하고 받으러 가는데 그 때 그만 못봤으면 좋을뻔 한걸 보고 말았습니다. 그건 바로 미원. 할머니가 냄비에 떡을 한 웅큼 넣고 미원을 봉지째 탈탈 털어서 넣고 있었습니다.
그 때 갑자기 "저 배불러서 그만 먹어도 되겠어요" 하는 말이 입밖으로 절로 나왔습니다.
조미료가 몸에 안좋다고, 집밥 예찬을 하지만 조미료가 절대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뭘먹어도 입맛이 하나 없어 건강을 해치고 있는 와중에 조미료 한 꼬집, 한 숟가락(그래도 한 봉지는 좀 그렇지만요) 넣어서 없던 입맛을 싹 돌려준다면 어떨까요? 조미료 먹으면 몸에 안좋다고 아우성이지만 시골에 와서 할머니들 미원에 맛소금 넣은거 먹고 사셔도 80살은 거뜬히 넘기고, 90살, 100살 넘게도 사시니까 조미료가 정말 해로운 건지도 의심이 갈 정도입니다.
외식해서 조미료 한 봉지 털어놓은 요리를 먹는 것보다 집에서 조미료 한 꼬집 넣은 정성스런 요리를 먹는게 더 좋을 수도 있지요. 설탕도 마찬가지. 지나치게 담백하고 밍밍하고 지루해서 너무 건강해서 집밥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주변 가족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조미료나 설탕을 너무 많이 넣어서 비만이 올 정도면 안되겠지만 약간 넣어서 온 식구가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면 그것도 한번 해볼만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