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여행을 생각하니 설레기도 하지만 숨이 턱 막혀온다.
나는 이 글을 쓸까 말까 고민했다. 패키지 여행편을 쓸 때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좀처럼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쓸 분량이 얼마나 될지, 어디까지 다루어야할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그 점을 고려해주기 바란다.
자유여행은 생각만으로도 짜릿하다.
생각해보면 갈 곳은 많고 가본 곳은 더 많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일은 인내의 연속이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자유여행 혼자 계획짜기란 처음부터 난관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학교에 다닐 때 누군가 이런 걸 짜는 방법이라도 알려주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도 해 본다.
패키지와 달리 자유여행은 쉽게 감도 안 잡힌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한다. 예를 들어, 4월부터 6월까지만 구경할 수 있는 일본의 도야마 알펜루트를 가고 싶다고 가정하고 준비해보기로 하자. 거 있지 않은가. 버스 키보다 높은 눈터널이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는 동네. 우리가 사는 세계와는 다른 사진 속 거기가 바로 도야마의 알펜루트이다. 만약 당신이 도야마를 목적지로 선정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도야마현 블로그(https://blog.naver.com/toyamazing/221477629712)
이제 당신이 해야할 일은 딱 3가지이다. 나머지는 그 중간 중간에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다. 이 3가지는 여행의 기본 뼈대를 세우는 일과 같다.
을 짜다 보면 이 3가지가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바로 깨닫게 될 것이다. 이것이 세상에 여행자는 많고, 이들을 위한 여행사가 지금도 살아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 도야마로 떠나는 여행계획을 함께 세워보자.
먼저 항공권부터 구해보자! 내가 아는 한, 항공권을 구하는 독보적인 노하우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여행의 신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이다. 예를 들면, 공짜 항공권이나 10만 원 이하의 항공권을 구하는 사람들이다. 공짜 항공권이라고 한푼도 안 낸다는 것은 아니다. 항공권은 공짜지만 유류할증료와 세금이 붙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본다면 공짜는 어림도 없다. 그렇다면 당신도 그럴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그건 좀 어려울 것이다. 왜냐고?
그들은 그 공짜나 저렴한 항공권을 구하기 위해 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그들은 그 분야의 전문가이다. 일반인이 전문가를 따라잡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건 백화점에서 한정판 세일을 할 때, 미리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밤을 새는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구할 수 있는 이치와 같은 법이다. 유감스럽지만 나는 그럴 자신이 없다.
가끔 신문이나 인터넷 기사 등에 항공사에서 특판 가격에 항공권을 판매한다는 내용을 보고 혹시나 하고 들어가 본 적이 있었다.
온라인투어 홈페이지(http://www.onlinetour.co.kr/fligh)
항공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최저가를 써놓은 것이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그때마다 과연 언제 그 가격대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 들곤 했다. 그동안 오래 여행을 해왔지만 이렇게 비행기 표를 구한 적은 없었다. 역시 혹시나 하고 들어갔다가 역시나 하고 나온 셈이다.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항공권을 구하는 방법은 달랐다.
날짜야말로 언제 출발하고 언제 돌아오느냐는 항공권을 포함한 숙박비 등 모든 여행경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여행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단연코 날짜를 꼽고 싶다. 하지만 당신이 시간을 조절할 수 없는 상태라면 날짜를 확정한 후, 다음 행동을 옮겨야 한다. 만약 당신이 날짜를 조정할 수 있다면 항공권 구입의 주도권은 당신이 쥐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나은 선택지를 갖고 있는 셈이다.
내가 들었던 것으로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직항으로 끊는 대신에 중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는 방법도 있다. 즉, 여러 항공사의 항공권이 모이는 곳에서 표를 구한다면 좀 더 좋은 조건에서 표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의 고수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이 방법은 여행자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대신에 항공권의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방법을 모른다면 그 과정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이렇게 항공료를 줄이는 것도 좋지만 말이다. 특히 성수기의 유럽이라면 충분히 그럴 필요가 있다. 일단 성수기라면 표를 구하기도 항공료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개인당 몇 십만 원 이상 차이날 수도 있다면 그럴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1인당 가격차이가 그렇다면 가족 단위라면 그 차이는 더 커진다. 실전이라고 생각하고 몇 개 사이트를 살펴 보자. 사실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이기도 하다.
만약 날짜 조정이 가능하다면 이 몇 개의 사이트를 검색하는 것만으로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원하는 항공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이트를 검색하다 보면 평일에 출발하는 항공권이 조금 더 싸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평일에 출발하는 항공권이 싼 이유는 여행자가 주말을 끼고 휴가를 내는 게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온라인투어 검색이다. 검색에서 나온 대로 진행할 경우, 아래 일정대로라면 3박 4일이지만 실제 여행은 3일을 채우기 어렵다. 첫날 늦게 도착하고 마지막 날도 2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틀하고 반나절이 남는다. 가격이 싸다고 덜컥 결정을 하면 여행지에서 누릴 수 있는 일정이 짧아질 수 있다. 가격보다 더 중요한 게 당신이 여행을 즐기는 것임을 고려해야 한다.
같은 일정에 다른 사이트를 확인해보자. 티몬(http://tour.tmon.co.kr/flight) 사이트이다.
같은 날짜 검색이지만 온라인투어와 4만 원 정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다음은 스카이 스캐너(https://www.skyscanner.co.kr)를 이용한 검색이다.
이번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ANA와 이스타 항공을 번갈아 타야할 뿐만 아니라 가격대도 비싸다.
이제 여행사가 아닌 직접 운행하는 항공사에 도전해보기로 한다. 우선 도야마까지 직항하는 항공사로 검색해보자. 에어서울이 도야마까지 운항을 한다.
검색을 해보니, 에어서울은 안타깝게도 해당 날짜에 운항을 하지 않거나 만석이란다. 그렇다면 당신이 에어서울을 이용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겠는가? 만약 변경이 가능하다면 출발과 귀국날짜를 조정할 경우, 이용이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날짜를 기꺼이 조정하기로 했다.
6월 1일에 출발해서 6월 5일에 돌아오는 비슷한 일정으로 하루 더 머무는 조건이다. 왜 변경했냐고.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까지 검색했던 어떤 여행사보다 항공권 가격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네이버 항공권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시간이 좀 여유있다면 위에서 이야기한 사이틀 돌아가며 목적지와 날짜를 넣어 보면 당신이 원하는 항공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가격 비교 사이트라고 다 같은 게 아니다. 항공권이야말로 당신이 얼마나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좋은 조건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말 그대로 왕복이 아니라 입국과 출국이 달라지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파리로 입성해서 로마에서 돌아오는 경우나 파리(출국)-런던(경유)-로마(입국)처럼 몇 개의 나라를 한꺼번에 갈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만약 파리 왕복으로 끊는다면 로마에서 다시 파리로 비행기를 타러 와야 한다. 이것보다는 파리로 출국해서 로마에서 입국하는 편이 훨씬 낫다.
공짜로 해외여행을 할 수는 없지만 잠시 시간을 내어 다른 도시를 여행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스탑오버이다. 예를 들면 런던행 캐세이퍼시픽을 타면 홍콩에서 스탑오버를 이용해서 며칠 정도 쉴 수 있다. 그러면 홍콩을 따로 시간 내지 않더라도 런던 가면서 여행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보통은 항공사가 있는 국가의 도시가 중간 거점이 된다.
터키항공은 이스탄불을 무료로 관광시켜주기도 했다. 예전에는 이런 부분을 항공사나 여행사와 이야기를 해야했는데, 요즘은 다구간 항공권에서 해결할 수 있다. 스탑오버는 레이오버와 다르다. 레이오버(layover)는 24시간 미만으로 잠시 머물다 지나가는 것이다. 스탑오버와 레이오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수하물을 최종 목적지까지 자동 연결해주는지이다. 스탑오버는 짐을 일단 찾고 나서 비행기를 탈 때 다시 보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정도는 감수하자.
일반적으로는 얼리버드 항공권이 싸다. 3개월이건 6개월이건 항공사 입장에서는 확정된 상태가 좋다. 항공사는 좌석에 손님을 태운 상태에서 운행하는 게 무조건 남기 때문이다. 가끔 여행사 상품 중에 항공권 가격보다 싼 상품이 나오기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항상 변수는 존재한다. 항공사에서 특판 가격을 내거나 신규 취항을 홍보하기 위해 특판 가격을 책정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끔 자신이 예약한 항공권보다 더 저렴한 항공권이 나왔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약 취소 위약금보다 새로 발견한 항공권이 더 싸다면 충분히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
항공권 구입하는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 항공권은 화요일에 구입하라는 이야기이다. 화요일에 사라는 게 아니라 화요일 출발하는 항공권을 구입하라는 말이다. 실제로 동일 목적지라도 금, 토, 일요일에 출발하는 항공권이 조금 더 비싸다. 대신 평일 항공권은 좀 더 저렴하다. 이걸 일일이 다 확인할 필요는 없지만 화요일에 출발하는 항공권이 싸기는 싸다. 언제 출발하느냐는 당신 마음이지만 이왕이면 좀 더 저렴하게 다녀오면 좋지 않은가? 아낀 비용으로 기념품이라도 사서 챙긴다면 그게 더 나을 것이다.
항공권을 구입하면서 제일 혼란스러운 게 정찰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침에 보았던 항공권 가격이 저녁에 오를 수 있다. 그 다음날은 어제보다 더 올라 있다. 이러면 스트레스가 엄청 쌓인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왜 항공권 가격은 고무줄인가?
이 일이 가능한 이유는 항공권이 수요와 공급의 역학관계에 따라 철저하게 가격이 결정되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수기에는 가격이 싸고, 성수가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항공권 가격이 올라가는 일이 발생한다. 얼리버드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항공권 구입과정에서 절약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항공사나 여행사와 제휴관계를 맺은 카드를 이용하는 것이다. 여행사에서 파는 항공권은 특정 카드사로 구매할 때만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만든 상품도 있다.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항공사와 달리 여행사에서는 구매 수수료로 1인당 10,000원 정도를 추가한다. 여행사도 먹고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감안해야 한다. 만약 그게 싫다면 해당 항공사에서 직접 구매하는 방법도 있다. 한푼의 수수료도 빠져나가는 게 신경 쓰인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
여행사나 항공사에서 저렴하게 나오는 항공권은 날짜 변경이 불가하거나 변경 시 수수료가 만만치 않은 경우가 있다. 사람일이란 모르는 법이지만 그래도 확정을 하기 전에 다시 한번 일정을 확인해보기 바란다. 홈쇼핑이야 사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료 반송도 가능하지만 항공권은 그렇지 않다. 당신이 항공권 날짜를 변경하거나 취소하는 그 순간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즉, 적지 않은 수수료가 붙는다.
항공권을 구매할 때 필요한 이름 철자이다. 항공권은 여권에 적힌 이름을 기준으로 한다. 심한 경우, 항공권 이름과 여권 이름이 다르면 탑승이 거부될 수도 있다. 물론 이럴 때를 대비해서 항공사에서 이름을 바꿔주기도 한다. 다만 돈이 들 뿐이다. 여행을 떠나기도 전에 벌금을 내면서 여행을 시작하지는 말자. 그러니 항공권을 확정할 때는 이름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 바란다.
당신이 생각하는 공짜 항공권은 기억에서 지우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물론 항공사에서 이벤트 형태로 내놓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나 역시 딱 한 번 당첨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벤트 기간에는 사람들이 귀신 같이 알아서 항공사 사이트에 접속하기 때문에 사이트가 마비가 되거나 접속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비용을 줄이려다 스트레스만 쌓인다.
이 시간에는 무작위로 몇 개 사이트 검색해서 항공권을 비교하는 방법을 알아보았을 뿐이다. 당신이 더 많은 사이트를 검색한다고 해서 가격대가 확 차이나는 것은 아니다. 여행사나 항공사도 여러분만큼이나 다른 회사의 가격대에 민감하다.
각 사이트에서는 회사 방침과 경영 전략에 의해 고객에게 최선을 다한다. 이 과정에서 차이가 생기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만약 당신이 더 고수라면 다른 방법을 이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간단한 몇 개 사이트를 검색하는 방법만으로도 남들보다 더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했다면 뿌듯하지 않겠는가!
항공권을 정했으니 이제 숙박권에 대해 써야하는 데 벌써부터 쓸 일이 암담하다. 그래도 약속이니 다음 번에는 자유여행 시 숙박 구하는 법에 대해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혹시 이 글을 읽다가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을 남겨주시면 아는 한도 내에서, 모르면 찾아서라도 알려드리겠다.
보통 여행 출발 2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라고 한다. 버스나 기차의 경우, 5분 전에만 도착해도 승차가 가능하다. 아니 1분 전에만 도착해도 태워준다. 하지만 비행기는 다르다. 비행기는 승객의 짐을 실고 탑승을 확인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출국심사도 거쳐야 한다. 2시간이 그리 넉넉한 시간은 아니라는 말이다.
지난번 여행에서 미국으로 가는 여학생이 옆에 앉았다. 출국까지는 넉넉한 시간이었다. 그런데 고속도로에서 차가 막히기 시작하더니 넉넉한 시간이 쫒기는 시간으로 변했다. 2시간은커녕 1시간 반도 안 남은 상황이었다. 이대로 가면 비행기는 못 타는 게 기정사실이었다. 다행히 그 학생의 친구가 공항에 먼저 도착해있었다. 항공사 발권 시간을 물어보니 1시간 20분 전까지는 도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는 책임질 수 없다면서.
그 학생은 울상이 되었고 안절부절이었다. 나는 그 학생의 친구에게 항공사 직원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최대한 시간을 끌어달라고 부탁하라고 했다. 아슬아슬하게 공항에 도착해서 나도 함께 짐을 들고 뛰어 발권을 마쳤다. 창구에는 우리뿐이었다. 티켓을 받고서야 학생의 얼굴에는 안도의 빛이 엿보였다.
발권을 마치면 출국장에서 수많은 여행객이 당신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출국수속이야 시간이 별로 안 걸리지만 문제는 개인 수하물과 검사이다. 만약 휴가철이나 성수기라면 이런 일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비행기 보딩 시간은 다가오는데 줄은 끝없이 늘어서 있다. 이럴 때, 앞선 줄에 절망하지 말고 사정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기꺼이 양보해 줄 것이다. 다음에 당신이 그렇게 도와주면 된다.
살다 보면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항공기가 연착되는 경우도 생긴다. 덕분에 다음 일정이 꼬이기도 한다. 그래도 어쩌랴. 그게 여행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