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화천 산천어축제도 좋지만...>

치미 ; 왕궁이나 사찰의 지붕을 장식하는 기와, 국립익산박물관 특별전

by FM경비지도사

화천에는 산천어축제만 있는 줄 아는 당신에게 - 오마이뉴스


화천에서 매년 1월에 열리는 산천어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지역축제다. 축제기간 중 많을 때는 150만명의 이용객이 다녀간다. 양식한 산천어를 공수해서 축제프로그램에 이용하며 프로그램별로 이용료가 있다. 한 겨울의 시끌벅적한 산천어 축제도 좋지만 나는 고요하고 신비한 국립박물관의 무료 프로그램에 끌린다.


경주, 대구, 김해, 진주, 춘천, 제주, 광주, 전주, 나주, 부여, 공주, 청주, 익산은 국립박물관 소재지다. 국립익산박물관은 13번째로 2020년 1월에 문을 연 가장 젊은 국립박물관이다. 세계문화유산 미륵사지의 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전북 제2의 도시 익산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IE003417559_STD.jpg <국립익산박물관 전시실>

2025년 2월에 찾은 국립익산박물관은 생경한 느낌이었다. 박물관처럼 생긴 건물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물관 전시실은 지하1층이었다. 백제후기 문화의 꽃 미륵사지의 역사적 가치를 위해 전시실을 지하에 마련하여 멀리서도 미륵사지를 볼 수 있도록 시야를 확보한 것이다. 지상의 문화재와 조화를 이룬 ‘보이지 않는 박물관’이었다. 2020년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준공건축물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한 이유가 있었다. 지하1층이지만 개방된 구조로 지어져서 답답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미륵사지 출토 치미 특별전, 제작 폐기 복원의 기록’

‘치미’는 낯선 단어였다. 치미는 왕궁이나 사찰의 지붕을 장식하는 기와를 말한다. 박물관의 기획전시실에서는 미륵사지 출토 치미 특별전이 한창이었다. 발굴된 치미조각들은 옛날이야기를 품고 있다. 오래된 치미를 발견해서 조사하고 복원하는 과정은 옛날이야기를 하나씩 찾아가는 과정이다. 환경담당 직원의 친절한 안내가 아니었으면 중요한 치미 전시를 놓칠 뻔했다.


이른 아침이라서 전시실은 한산했지만 오랜세월의 흔적을 담고있는 백제시대의 문화재와 유물들은 저마다의 역사를 간직한 채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박물관 직원들은 단정한 복장과 정중한 태도로 관람객을 안내했으며 환경담당 직원은 정성스럽게 전시시을 관리했다.


고도(古都) 익산은 백제후기 문화의 꽃 미륵사지를 품고 있다. 국립익산박물관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미륵산과 미륵사지, 박물관 전시실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이토록 장엄한 문화재를 관람하는 데 입장료나 주차요금은 필요하지 않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고요한 산사를 깨우는 물고기 풍경(風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