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달선생 May 18. 2024

3차선 도로에서 2차로 위에만 있던 사람

초보 운전자님들께

3차선에는 세 개의 도로가 있습니다. 지금은 너무 당연하게 알고 있는 정보라 문장을 보고 있자니 어색하기도 합니다만, 제 글이 초보 운전자님들께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고 있는지라 지우지 않고 남겨두려고요.


저에게 '운전하기 전에 3차선이라는 표현을 들어 본 적이 있었나?'하고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렇다' 또는 '그렇지않다' 중에 고를 수가 없더라고요. 고민 끝에 정한 저의 대답은 '들어본 적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머릿속에 저장하지는 않았다.' 랍니다. (뚜벅이였거든요.)


출처 국토교통부(일반차로)

그랬던 제가 운전을 시작했을 때, 자주 헷갈렸던 것들 중 하나가 'N차선에서 어느쪽부터가 1차로인가?' 였어요. 3차선의 경우엔 운전석을 기준으로 제일 왼쪽에 있는 도로가 1차로, 가운데 있는 도로가 2차로, 제일 오른쪽에 있는 도로가 3차로입니다. 


둘 중에 하나만 맞추면 된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도로 위를 달리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운전자에게는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잖아요. 내비게이션이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하실 수도 있어요. 


그치만 아시다시피 핸들을 잡고 앞만 본다고 운전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악셀과 브레이크도 상황에 맞춰 수시로 번갈아 밟아야 하고, 주변 차들의 속도는 왜 그렇게 제각각인지요. 처음엔 내비게이션을 켜놓긴 했지만 화면을 보진 못하고 소리에 의지해서 운전을 하는 때가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1차선에서 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3차선일 때가 생기더라고요.(생각하시는 것보다 초큼 더 자주요.)


그래서 저는 3차선을 지나가야 할 때 왠만해선 2차로를 벗어나지 않았어요. 선택을 하지 않아서 좋았고, 그 선택이 맞는지 아닌지 확인해보지 않아서 좋았고, 언제 차로를 바꿔야하는지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좋았거든요. 안전제일이잖아요.


그러는 동안 운전 중에 내비게이션을 보는 것에 익숙해졌고, 다니는 길이 익숙해졌어요. 어느 지점에서 차로를 바꾸면 좋은지까지 알게 되어서 내비게이션이 알려주기 전에 차로를 바꿀 수 있게 되었어요. N차선에서 차로를 구분하게 된 것은 물론입니다.(드디어 해낸 것이죠!!! 예이!!!)


이후로는 2차선에만 머물러 있지 않게 되었어요. 제가 느끼기에 2차선은 다른 차선에 비해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머물러 있는 차들이 많아요. 다른 차선의 차들이 빨간 신호등으로 한 번 멈췄다 지나갈 때, 2차선에선 빨간 신호등으로 더 자주 멈췄다 지나가야 해요. 시간도 더 많이 걸려요. 


그래서 초보운전자들에게 2차선에만 머물러 있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냐, 초보운전자들이 'BE AMBITIOUS' 하기를 바라는 것이냐 물으신다면......아닙니다. 출퇴근 길에 걸리는 시간은 짧을수록 좋죠. 그치만 무리하게 차로를 바꾸시진 않았으면 해요. 도로 위를 두 다리가 아닌 네 개의 바퀴를 굴려서 가는 것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2차선에 충분히 머무르시길 바라요. 머무리시면서 익히게 되시는 것들이 있을 것이고, 때가 되면 2차선에 계속 머물러 있으시라고 해도 이미 다른 차로를 달리고 계실 거라 믿어요.


그럼 오늘도 안전운전 하시고, 곧 다른 차로에서도 만나요. 



작가의 이전글 좋아하는 단어 목록에 '우회로'가 추가되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