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바넷 / 존 클라센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파기 시작합니다.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찾기 위해서죠. 하지만 아무래도 그런 것이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그런데 우리에게는 그것이 보입니다. 그들은 운 없게도 아슬아슬하게 그것을 피해서 내려가죠. 아, 조금 더 옆을 팠어야지!
그러자 우리 말을 듣기라도 한 듯 “어쩌면 계속 밑으로만 파는 게 문제일지도 몰라.” 하더니 옆으로 땅을 파기 시작합니다. 발밑에 그것이 있었는데 말이죠.
샘과 데이브는 그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들을 기가 막히게 피해 갑니다. 개는 그것이 어디 있는지 눈치챈 것 같은데요, 그들은 매번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코앞에 두고 엉뚱한 곳으로 방향을 틀어 버리죠. 사방에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들이 널려 있는데 그들에겐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땅속일 뿐입니다.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하죠. 그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대학이라든가 직장이라든가 돈이라든가 명성이라든가 지위라든가 멋진 배우자 말입니다. 그것을 갖기 위해 최선을 다하죠. 그리고 운 좋은 소수가 그것을 얻습니다. '열심히' 파지 않아서 갖지 못하는 게 아니에요. 샘과 데이브처럼요.
그들은 지쳤고, 초콜릿 우유와 과자도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잠시 쉬기로 했는데 이내 까무룩 잠이 들었습니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면, “잠에 떨어졌"죠.
흥미로운 것은 직전에, 그러니까 가장 큰 보석(으로 표현된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지나친 직후에, 그림의 색감이 변화한다는 사실입니다. 붉은 톤에서 푸른 톤으로 말이죠. 핑크빛 전망에서 우울한 전망으로 바뀌었다는 듯이요.
그때 눈치 빠른 개가 발아래 묻힌 뼈다귀 냄새를 맡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게 무언지,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안다는 듯 거침없이 땅을 파내려 가죠. 이윽고 바닥이 뚫리면서 모두가 진짜로 떨어져 내립니다. 아래로, 아래로 계속 떨어져 내리다가 부드러운 흙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처음 땅을 파기 시작한 앞뜰입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샘과 데이브는 동시에 말하죠. “정말 어마어마하게 멋졌어.” 그러고는 좋아하는 초콜릿 우유와 과자를 먹으러 집으로 들어갑니다.
그들은 정말로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을 찾은 걸까요? 그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꿈결 같은 추락이었을까요? 아니면, 후회 없이 한바탕 잘 놀았다는 만족감이었을까요? 혹은 그저 초콜릿 우유와 과자를 먹을 수 있다는 행복감이었을까요?
작가는 힌트 하나를 줍니다. 언뜻 보기에는 땅을 파기 시작한 장소와 추락한 장소가 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눈치채셨나요?
세상은 변함이 없지만 우리 자신이 달라지면 세상도 다르게 보인다는 말이 있죠.
여행을 할 때는 여행 자체의 피로감에 아무 생각이 없다가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얼마나 멋졌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매일같이 지나친 풍경인데도 감동적으로 빛나 보일 때가 있어요. 그 순간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멋진 것이기도 했고요. 샘과 데이브의 이야기도 그랬습니다. 어마어마하게 멋진 바로 그것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