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아팠던 두 번째 코로나
아. 잊을만하니 다시 나타났다.
그 이름도 징글징글한 코로나.
2022년 4월에 처음 코로나에 감염되었으니 정확히 1년 만이다.
그때 나는 3차 접종까지 마친 상태였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종류의 인후통이 있었지만 심하진 않았고, 기침과 가래가 있었지만 열도 없었고 전반적으로 컨디션은 괜찮았다.
두 번째는 훨씬 덜 하더라는 말을 들어왔던 터라 큰 걱정은 안 했다. 위드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많이 무뎌졌던 것도 사실이다.
DAY1. 역시 처음엔 인후통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몰라도 나는 코로나만의 인후통 느낌이 있다. 보통의 감기때와는 다른 위치가, 다른 느낌으로 따끔거린다. 그리고 처음 감염 때는 없었던 근육통이 시작되었다. 약을 먹고 누웠고, 약기운이 퍼지자 스르르 잠이 들었다. 한 숨 자고 일어나서는 평소처럼 지냈다.
DAY2. 산통에 버금가는 근육통
새벽에 아파서 깼다. 너무 아팠다. 정확히 허리부터 발끝까지 하체가 너무 아팠다.
머리도 아프고 열이 나기 시작했다. 난 아파도 열이 잘 나지 않는 사람인데 거의 30년 만에 열이 나 본다. 재어보니 38.8도. 온수매트를 켜고 누웠다. 평소에는 누워있다 보면 뜨거워서 못 참겠다 싶어서 끄는 온도인데 이 날은 계속 계속 추웠다. 이 정도로 아프니 스마트폰을 들 생각조차 못했다. 어제는 침대에 누워 남편에게 나 아파. 하고 카톡을 보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땐 아픈 게 아니었다.
이 날 고통은 10여 년 전의 산통을 떠올리게 했다. 근육통은 전신에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허리와 다리만 아프니 무섭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너무 아파하는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아 진짜 이상한 바이러스야'하고 혼잣말을 하며 울었다. 서럽고 그런 거 아니고 정말 아파서 울었다. 기어가다시피 하여 약상자에서 타이레놀과 근이완제를 찾아 먹었다. 약기운이 도는 게 느껴지기 시작하는데 그래도 통증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다. 너무 아프니 잠도 오지 않았다.
아파도 나는 엄마.
배고픈데 먹지도 못하고 나만 바라보고 있는 우리 강아지들 점심을 차려주고 나니 약기운이 몸 전체에 퍼지며 좀 살 것 같았다. 그리고 가래와 기침, 코막힘은 계속 있었지만 근육통에 비하면 그 정도는 봐줄 만했다.
약 기운이 떨어지면 또 근육통이 시작되어 하루 세 번 진통제를 챙겨 먹었다.
DAY3-5. 앓아누울 정도는 아니지만 좋지는 않은 컨디션
3일 차부터 5일 차까지 계속 진통제를 먹어야만 했다. 사실 처음 하반신에 극심한 통증이 시작되었을 때 무서웠다. 이 고통이 계속될까 봐. 그래도 내 몸은 조금씩 회복되었고 6일 차부터는 진통제 없이 지낼 수 있었다.
그 정도 며칠 아픈 걸로 엄살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런데 짧은 시간에 갑자기 강하게 몰아치는 하반신의 통증은 나에게는 공포스러웠다.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할 의지도 없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러다 서서히 나아지면서 한 가지 결심을 했다.
운동을 해야겠다.
사실 평소에도 허리가 좋지 못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내 몸 가장 약한 부분을 공격한 게 아닌가 가 잠시 생각했다. 내가 꼭 근력운동 단단히 하여 다음엔(안 걸리는 게 최고이지만) 네 놈 바이러스가 비집고 들어올 틈을 주지 않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