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어드벤트 캘린더를 처음 들여온 건 2년 전이다. 코로나로 인해 바깥 활동이 많이 제한되어 있을 때라 아이들의 크리스마스를 조금 더 특별하게 해주고 싶어서 준비했었다.
어드벤트 캘린더가 낯선분들을 위해 잠시 덧붙이자면,
어드벤트 캘린더(Advent Calendar)는 주로 유럽과 미국등에서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달력인데, 12월 1일부터 24일까지 칸이 하나씩 있다. 매일 하나씩 해당 날짜의 칸을 열면 작은 선물이 들어있다. 주로 캔디, 젤리, 초콜릿 회사들이 출시하며 레고나 플레이모빌 같은 장난감 회사 제품도 있다. 아이들은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이브까지 매일 하나씩 작은 선물을 받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최근에는 어른들용으로 뷰티브랜드에서 나오는 캘린더도 있고, 커피캡슐 심지어 맥주 캘린더도 보았다. 그리고 이미 만들어진 제품이 아닌 빈 상자를 사서 직접 만드는 경우도 있다. 시중에 다양한 제품들이 나와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어드벤트 캘린더'로 검색해 보시길!
2년 전 첫째 열 살, 둘째 일곱 살에 12월을 함께할 친구로 정했던 건 '킨더' 제품이었다. 어쩌다 한 개 겨우 사주는 킨더를 엄마가 매일 하나씩 먹을 수 있게 해 주니 아이들이 엄청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2년 전만 해도 어드벤트 캘린더는 국내에 흔하지 않아서 독일 구매대행업체에서 구매했었다. 지금은 국내 제과 브랜드에서도 많이 나오고 외국 브랜드 제품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작년에 열한 살, 여덟 살 친구들과 함께했던 브랜드는 m&m's 초콜릿으로 유명한 Mars사 제품이었다. 작년의 킨더 제품보다는 훨씬 부피도 크고 묵직해서 아이들이 좋아했었지만, 이 회사의 대표선수 m&m's나 스니커즈, 몰티저스 등 초콜릿 제품이 아닌 이클립스가 나오는 날은 아이들은 시무룩해했었다.
그동안은 엄마가 깜짝 선물로 준비했다면 올해는 어린이들의 의견을 적극 받아들여 젤리로 정했다.
초콜릿이나 젤리나 그놈이 그놈이다만, 양치는 잘하기로 약속!
젤리의 대명사와도 같은 하리보의 제품으로 정했다.
달력을 한 장 넘기며 새로운 달로 바뀌어도 무심했던 아이들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11월 30일 밤, 11월은 30일까지만 있어서 좋다는 둥, 12월이 몇 시간 안 남았다는 둥 한껏 설렌 모습들이었다. 왜 그렇게 12월을 기다려? 물으니 어드벤트 캘린더 때문이란다.
첫째는 이제 본인의 용돈으로 묵직한 하리보 큰 봉지 하나는 사 먹을 수 있는데도 매일 하나씩 나오는 미니 사이즈 젤리를 기다린다니 참 귀엽다.
어드벤트 캘린더를 여는 12월만큼은 아이들 깨우기가 어렵지 않다. 그 조그만 간식하나에 설레는 어린이들은 알아서 벌떡 일어나 눈도 못 뜨고 그날의 선물을 열어보러 간다. 그리고 거기서 나온 간식을 먹고자 아침밥을 열심히 먹는다. 그 어떤 알람보다 강력한 힘을 가진 어드벤트 캘린더. 나는 그것만으로도 몹시 만족한다.
첫째가 잠들기 전에 내일 일찍 깨워 달라고 부탁을 한다. 왜냐고 물으니 어드벤트 캘린더를 열기 위해서란다.
드디어 내일 열게 되는 첫 번째 칸에서는 어떤 젤리가 나올지 엄마도 궁금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