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이 혹시나 셧다운에 들어가기 전에 무조건 밖에서 놀아야 한다.
퀸즐랜드에 지역감염도 한동안 계속 0명이었고 호텔 격리자들만 있었다.
덕분에 코비드 19라는 초유의 사태에 중단되었던 플레이그룹도 다시 시작되었다.
얼마 전 마지막으로 참석했던 플레이그룹에서 R(플레이그룹에서 만난 엄마)에게
브리즈번이 혹시나 또 확진자가 생겨서 셧다운 할까 봐 요즘에는 집에서 안 논다고 했더니
R이 이제 그럴 일은 없을까- 라며 나의 우려에 의문을 던졌다.
플레이 그룹이 끝나고 집에 가기에는 시간이 좀 남아서 근처 공원에서 놀았는데
그때 두 여자 덕분에 지역감염이 시작되게 생겼다는 기사를 봤다.
R도 아마 나만큼 충격을 받았는지 What the... 라며 문자가 왔다.
기사 봤냐는 말과 함께.
어떤 미친 여자 두 명이서 멜버른이 확진자가 확 증가하는 시기에 여행을 갔다 왔다.
이 두 여자가 어떻게든 보더 폴리스 등 공권력을 속이려고 작정을 했다.
멜버른에 안 간척하고 NSW에서 바로 QLD로 넘어오는 척까지 했는데 보더폴리스가 그걸 놓쳤다.
(그들이 과연 제대로 일을 한 건지)
이 두 명이 확진자라고 검사를 받기 전에 여기저기 다 돌아다녀서
브리즈번도 드디어 우려했던 데로 지역감염이 시작되었다.
오늘 브리즈번은 확진자 3명이 또 생겼다.
2명은 골드코스트 쪽. 한 명은 포레스트 레이크 쪽 이어서
요즘은 아예 그쪽에는 안 놀러 간다.
지역감염이 시작되었다고 아이들을 집에만 둘 수는 없다.
거기다가 언제 이 확진자 수가 폭등해서 셧다운을 할지 모르기에
셧다운 하기 전에 놀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무조건 나간다.
무조건 나가서 아무도 안 올 것 같은 조용하고 시설이 소박한 공원에 간다.
매일매일 다른 공원에 가기도 하고
같은 공원에 가기도 한다.
그래서 주중에는 우리 셋이서만 논다. (사실 그렇게 논지 한참 됐다.)
플레이그룹 없이 어떻게 이 일주일을 보낼까 했는데
코로나 덕분에 이렇게 지내는 것이 익숙해져서 그런지
공원만 돌아다녀도 하루가 금방 간다.
우리가 걸려서 크게 아플 확률은 낮지만,
그건 확률일 뿐이고 내가 걸려서 진짜로 큰일이라도 나면
우리한테는 확률 100%가 되는 일이니까 최대한 조심하며 다니고 있다.
도대체 언제쯤 이 사태가 끝날지 답답할 때도 있지만,
아직은 휴지도 많이 살 수 있고 셧다운도 아직 안 했고
공원이라도 다닐 수 있고 봄도 슬슬 오고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
코로나가 이대로 계속되면
아마도 우리는 주야장천 집 근처 공원만 사람 피해서 돌아다닐 듯하다.
나중에 아이들이 크면 그때 우리끼리 공원만 엄청 돌아다녔지 하고
추억할 날이 무사히 오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