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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Dec 01. 2019

[인생살이] 다른 길이 열린다.

지금 충실히 살면 모든 길이 닫혔다고 생각할 때, 다른 길이 열린다.



Q. 

빨리 아내님은 조급한 마음을 어떻게 그렇게 잘 이겨내셨나요?? 

서른 넘어 시작한 유학이라 조급한 마음이 들지 않으셨나요..? 

준비할  때도, 더 빨리 가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어떤 마음가짐으로 준비하셨을까요? 

'2년 뒤에 호주를 간다' 이렇게 목표를 잡아도 그  페이스를 유지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서요. 


A.

제 블로그 닉네임에서도 느껴지고 보이겠지만

전 정말 성격이 급한 사람입니다.

기다리는 것을 제일 못했던 사람이죠. 

그래서 언제나 조급하게 살아왔습니다.

그걸 못해서 실수도 번뇌도 많았고요.


만 나이로 서른이 되기 직전에 유학을 왔고요. 

호주에 와서 서른이 되었고

서른둘이 되기 전에 다행히도 

간호사로 영주권을 받기까지 

전 말 그대로 발을 동동 굴리면서 살았었죠.


한국에서 갑작스럽게 걸린 결핵 때문에

호주 유학을 갈 수 없게 되었을 때도 

그래서 1년 더 돈을 벌면서 학원강사를 할 때도 

저는 말 그대로 발을 동동 굴리면서

열심히 밤마다 4~5시간씩 영어공부를 하면서 살았었죠.


사실 그렇게 호주유학을 준비하면서 조급했고 초초했지만,

그래도 마음속 한편에서 나는 잘 될 거야.

호주에 가면 왠지 영주권을 받을 수 있을 거야. 

뭔가 잘 될 것 같은 느낌이야.라는 감이 있었어요.


그래, 이건 된다 - 라는 느낌이 계속 있었어요.


호주에 막상 왔을 때도

다들 호주 간호 유학 끝물에 와서 너무 늦었다면서 

저에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했을 때도 

AIN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서

3달 넘게 구하고 또 구하다가 겨우 구했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도 

저는 왠지 난 잘 될 것이야 라는 예감에 걱정이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조급했지만 조급하지 않았고

발을 동동 굴렀지만 또한 차분했었죠.


사실 만약에 호주 유학이 어그러지면 

뭔가 또 다른 길이 열릴 것이라는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독일에서 승무원 최종면접에서

그렇게 죽도록 노력을 했는데도 떨어졌을 때 

모든 길이 다 닫혔다고 생각했었죠.


한국으로 돌아와서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인 

학원강사 일을 하면서 가르치는 일에 재미를 느꼈고 

그 덕분에 호주 유학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생기는 것을 보니까

인생이 한 가지 길이 닫혔다고

모든 것이 다 닫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 가지 길이 닫혔다고 생각되는 그 순간에 

다른 길이 열리는 것이 인생의 묘미라고 생각이 들어요.



StockSnap from Pixabay

그렇다고 멍 때리고 아무것도 안 한다고 

한 길이 닫히고 다른 길이 자동으로 열리는 것은 아니고 

매일을 충실히 보낼 때 뭔가 길이 열리는 것 같아요.


저도 학교 다닐 때

도대체 내가 나중에 커서 뭐할까 싶었는데

그냥 영어가 좋아서 영어공부만 죽어라 했더니 

영어 덕분에 승무원 시험도 보고 애들도 가르쳐보고 

호주에서 간호사로 일도 하고

그 간호사로 호주 영주권도 받고

남편도 만났네요.


그러니 발을 동동 굴러야 할 때는

발을 동동 구르시고요.

조급해할 때는 조급해하세요.


그럴 때라도 꼭 매일 충실히 하루를 보내도록 하시고요.

노력하니까 난 반드시 될 거야 라고

스스로를 믿을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면 어떻게든 길이 생기더라고요.

그 길이 예상한 길이든 예상을 하지 않은 길이든지요.


어떻게든 길이 생긴다는 생각을 하면

조급해도 마음 한편은 편안해져요.

제가 겪은 실패를 통해 이런 것을 배웠네요.


그럼 하루하루를 충실히 보내시기를 바라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좋은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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