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 관해서는 친절하고 느리지만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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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키우면서 내가 간호사로 트레이닝을 받고 일을 해서 다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내가 뭐 엄청난 경력의 간호사이기에
아이들이 아플 때 딱 진단을 내려서 딱딱 뭘 해줄 수는 없지만
다행스럽게도 간호사로 일을 해봤기에
호주 의료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아니까
이런 상황에는 어떤 도움을 어떻게 요청하고 받으면 되는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간호사로 트레이닝을 받고 간호사로 일을 한 경력이 있어서
그냥 의사의 진단을 기다리기 보다는
무조건 의사한테 우리 애가 이렇게 아프니
이걸 줬으면 좋겠다 하고 말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사실 나 같은 성인에게는
호주 의료가 좋은지 안 좋은지 잘 모르겠다.
우리 패밀리 닥터도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바로 필요한 그날 만날 수 없고
피검사 엑스레이 등등 검사들을 지피 클리닉에서 하지 않아서
검사하는 곳을 찾아서 가야 하는 것도 불편하다.
특히, 전문의를 바로 만날 수 없는 것도 그렇다.
한국처럼 전문의를 바로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서
비싼 비용을 내고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만 만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 의료에 대해서 만족한다.
왜?!
아이들 때문이다.
얼마 전 둘째의 손에 이렇게 고름이 가득한 상처가 생겼다.
어딘가에서 긁힌 것 같아서 보니까 곧 낫겠거니 해서 놔뒀는데
염증이 생겨버렸다.
엄지손가락 부근에 고름이 올라서 팅팅 부어버렸다.
아직 고름이 노랗게 올라오지는 않아서 짤 수는 없었다.
급하게 그날 볼 수 있는 GP를 만나서 항생제를 받아왔다.
호주 의료진들은 아이들에게 엄청 친절한데
이날도 우리 애는 용감한 아이라고 칭찬받고
사탕도 하나 받아왔다.
둘째 날 고름이 노랗게 가득 찼고 이제는 고름을 빼야 할 때 같았다.
애를 살살 달래서 고름을 불로 소독한 바늘로 내가 찔러서 뱄다.
피부의 가장 바깥쪽은 찌를 때만 아프지
고름이 빠져나올 때 피부를 들어도 신경이 없어서 아프지 않다.
엄청난 고름이 빠져나와서 손으로 꽉 불러서 다 빼버렸다.
그리고 빨간 약 (베타딘)으로 소독을 한 후
밴드 에이드를 붙였다.
(밴드 에이드 중에 하이드로 클로라이드 용이 상처 치료에 좋다)
그렇게 해도 다음 날 너무 빨개서 혹시 몰라서 또 지피 룰 보러 또 갔다.
이번 지피는 응급실을 가라고 해서 내가 황당.
상처가 깊은 것 같다는데 응급실은 기본적으로 피를 철철 흘려야 가는 곳 인지라
이런 상처에 응급실 가면 기본 8시간 기다릴 텐데 가라고?!
이날도 지피가 상처 소독하고 드레싱 붙여줬다.
그리고 애는 용감하다고 폭풍 칭찬받고 사탕 또 하나 받아왔다.
그렇게 지피를 2번 보고 소독하고 항생제 먹고 하니까
이제 상처가 많이 나아졌다.
고름 뺀다고 찌른 피부는 이제 따 뜯어져 나가고 새로운 피부가 생겼다.
이렇게 지피를 2번 보는데 드는 돈은 메디케어로 무료다.
혹시 몰라서 또 다른 지피를 예약해뒀다가
필요 없을 것 같아서 취소했는데
만약 무료가 아니었다면 좀 부담되었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 친절하니 아이들도 병원에 가는 것에 부담이 없다.
비용도 무료니 (사실 무료는 아니고 메디케어 레비를 월급에서 낸다.)
부담 없이 지피를 볼 수 있다.
건강하면 사실 메디케어 레비 내는 비용이 너무 아깝다.
하지만 병원에 갈 일이 많다면
메디케어가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에 있는 내 친구는
아이들 의료비로 한 달에 못해도 평균 20만 원은 나가는 것 같다는데
우리 집 의료비는 약 값 등으로 이번 달은 50불 정도 나간 것 같다.
(50불이 나간 이유는 호주 약값이 비싸서이다.)
지금은 아이들에 관해서는 호주 의료 대만족이다.
생명을 살리는데 우선 하겠다는 호주 의료 시스템.
느리지만 확실하고 친절한 시스템에
엄지 척이다!
*메디케어가 있는 사람에 한해서 좋다.
메디케어가 없다면 일반 의사를 보는데 70불 정도 든다고 들었다.
메디케어는 시민권자, 영주권자 그리고 적법한 임시 비자 홀더들에게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