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호주 커뮤니티에 소속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이방인이지만 약간은 덜 이방인 같은 그 묘한 안정감과 안도감

by 한보통

Photo by John Cameron on Unsplash



여기에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살게 되면 호주에 사는 사람들이

'커뮤니티'라는 단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알게 된다.


커뮤니티를 굳이 한국말로 풀어보자면

우리 동네 같은 단어에 적합할 것 같다.


서울처럼 우리 옆집에 사는 사람도

서로 모르는 대도시가 아닌지라

우리 동네에 일어나는 일은

언젠가는 서로 알게 되고

도움이 필요하면 서로 도와주고

위험이 생기면 서로 지켜주는

그런 동네 단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언젠가 꾸물 남편한테

호주 사람들과 나는 뭔가 이야기를 할 때

얇은 막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을 했었다.


이곳에서 터를 잡고 대대로 살았던 그들과

혈혈단신으로 이민자로 살러 온 내가

공통점을 발견해서 친구가 되거나

그들의 커뮤니티에 내가 들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커뮤니티라는 단어가

그렇게 딱 와닿지는 않았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니까 모든 것이 변했다.


아이가 있으니까 다른 아이가 있는 다국적 엄마들과

스스럼없이 아이들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친구가 생기고

친구가 생기다 보니 동네 돌아가는 사정을

이야기하게 되고

동네 돌아가는 사정을 알다 보니

누구를 도와주게 되었다.


호주에 온 지 처음으로

커뮤니티에 내가 발을 넣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아이가 학교에 가니까

동네 다른 엄마들, 학교 선생님들, 아이 학교 친구들 등등

다른 사람들과 더욱더 넓게 연결이 되다 보니

내가 우리 동네 커뮤니티에 확실히 들어와 있구나 하는

안정감과 안도감이 들었다.


이민 초기에는 내가 도움이 필요하면

어디에 도움을 요청할지 혼자 근심 걱정을 했다면

이제는 커뮤니티 안에서 사람들이 날

도와줄 것임을 알기에

브리즈번에서 애 낳고 살기를 잘했다는 안정감과

더 이상 혼자가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나도 동네 친구들이 생기고

동네 소식을 말해주는 엄마들이 생기고

애들 플레이 데이트를 하자고 해주는

사람들이 생기니까

이곳에서의 삶이 더 즐거워졌다.


한국에서 조차 느껴보지 못했던

커뮤니티가 주는 안정감과 안도감을

타국인 호주에서 느끼다니

좀 기분이 묘하다.


호주에 오고 아이를 낳아서

점점 내 삶이

좋은 쪽으로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매슬로의 인간의 5대 욕구에서

3번째가 소속감과 애정 욕구라고 한다.


이 커뮤니티에 소속되어있고

이웃과 소통하고

동네 소식을 서로 이야기하고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이민자인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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