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헤어디자이너의 기록_5부 지금과 내일
16장 앞으로의 길_10년 후에도 고객 곁에
요즘 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
‘10년 후의 나는 어떤 디자이너로 남아 있을까?’
가위를 처음 잡던 열정도, 실패 앞에서 무너지던 좌절도,
이제는 모두 내 안의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하루하루의 시술이 새롭고,
거울 앞의 고객을 마주할 때면 마음 한구석이 설렌다.
그 감정이 식지 않는 한, 나는 계속 이 길을 걸을 것이다.
요즘 세상은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다.
SNS 속 트렌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달라지고,
고객의 취향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예전엔 단순히 ‘예쁜 머리’를 만들어주면 되었지만,
이제는 ‘그 사람답게 예쁜 머리’를 만들어야 한다.
기술은 늘 발전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는 감각만큼은 오래된 것이 가장 깊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대화하고, 경청하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게 나의 기술이고, 앞으로도 지켜야 할 나만의 방식이다.
나의 목표는 단순하다.
10년 후에도 지금처럼 고객의 이름을 기억하고,
그들의 인생의 계절마다 함께하는 디자이너로 남는 것이다.
결혼을 앞둔 신부가,
졸업공연을 준비하는 학생이,
육아로 지친 엄마가,
오래된 단골이 다시 나를 찾아올 때 —
그들이 여전히 “선생님, 머리 하러 왔어요.”
라고 말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그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그 한마디가 나의 하루를, 나의 인생을 계속 움직이게 한다.
✦ 나에게 디자이너란
디자이너란,
단순히 머리카락을 다듬는 사람이 아니라
시간과 이야기를 함께 쌓아가는 사람이라고 나는 믿는다.
가위질은 기술이지만,
그 속에는 신뢰, 진심, 그리고 책임감이 담겨 있다.
나는 앞으로도 그 마음을 잃지 않으려 한다.
세월이 흘러 손에 주름이 늘고,
머리카락에 하얀빛이 스며들더라도,
이 손끝의 온도만큼은 변하지 않기를 바란다.
✦ 미래를 향한 다짐
나는 여전히 배울 것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익히고, 젊은 세대의 감각을 이해하며,
고객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잘 잘라주는 디자이너’보다
‘잘 들어주는 디자이너’로 남고 싶다.
그게 내가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여전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 앞으로의 길은 여전히 길고, 여전히 배움의 연속이다.
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나는 이 일을 사랑한다.
고객의 머리카락을 자르며 웃는 얼굴을 볼 때마다,
내 인생이 의미 있다고 느낀다.
10년 후에도,
그 웃음 곁에서 나는 여전히 가위를 들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도 지금처럼, 마음속으로 다짐할 것이다.
“오늘도 이 한 사람의 하루를, 조금 더 빛나게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