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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Aug 05. 2021

시드니의 추억 한 조각

나와 내 가족에게 여행은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면 일상과 단절되어서 온전히 우리 가족에게만 집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행을 떠나도 신랑의 핸드폰이 수시로 울렸다. 다른 부서의 직원들은 신랑이 휴가인 것을 모르고 있어서 연락을 하는 거라고 신랑이 말을 했지만 나는 우리들만의 시간을 방해받는 느낌이 싫었다. 평상시 퇴근이 매우 늦는 신랑이 온전히 쉴 수 있는 휴가는 정말 필요했다.


그러한 이유로 회사의 전화를 받지 않을 수 있는 해외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아이가 12살 2월에 우리 가족은 시드니로 여행을 떠났다.


수중 버스인 페리를 타고 가면서 촬영한 오페라 하우스

신랑은 청춘시절에 잠시 머물렀던 시드니에 다시 가고 싶어 했다. 그리고 나는 청춘시절에 유럽에서 지내보았기에 나에게 생소한 시드니가 궁금했다.


우리 가족이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하면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시간을 보냈던 시드니 여행은 나와 내 가족에게 행복한 추억이 되었다.


학생이었던 신랑이 아무래도 현금이 부족하기에 시드니에서 해보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이제는 가족과 함께 모두 해보는 신랑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오페라 하우스가 보이는 예쁜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분위기를 한껏 내는 신랑은 매우 즐거워 보였다.


© neshomphotography, 출처 pixabay

나와 아이는 신랑의 시드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즐겁게 식사를 하였다.  그 후 시드니의 구석구석을 잘 아는 신랑의 안내로 즐겁고 여유 있는 우리 가족을 위한 여행을 하였다.


"천천히 그리고 여유 있게"라는 것이 어울리는 우리 가족의 여행이었다.


© HannahChenphotography, 출처 pixabay / 본다이비치

어느 날은 시드니 본다이비치에서 유유자적 바다를 보면서 하루 종일 쉬기도 하였다. 아이는 모래사장에서 모래성을 만든다고 계속 모래를 가지고 놀고 신랑은 아이에게 멋진 모래성을 만들어 주었다. 나는 아이와 신랑의 모습을 내 눈과 마음에 담았다.


시간이 멈추어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그곳의 느린 시간이 참 좋았다.


햇살은 눈부시게 내리쬐었고 태평양의 파란 바다는 내 마음에 평화로움을 선물했다.


신랑은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사서 가져다주었다. 커피와 햇살 그리고 바다는 나에게 충만감을 주었고 사랑하는 신랑과 아이의 모습은 내 마음을 행복감으로 가득 채워 주었다. 그곳 본다이비치는 나에게 행복으로 기억이 된다.



또 다른 날은 신랑이 정말 예쁜 마을이 있다고 말을 하면서 나와 아이를 데려갔다. 수중 버스인 페리를 타고 오페라하우스를 지나 한참을 달려서 우리가 도착한 곳은 왓슨스베이였다.


왓슨스베이의 전경

왓슨스베이는 초록이들과 자연스러운 해안선이 예쁘게 어울렸다. 집들도 너무 예뻐서 문득 나이 들어서 그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아이는 신랑의 안내를 받으면서 어느 곳으로 올라갔는데 그곳이 갭팍이었다.


 빠삐용 촬영지로도 유명한 캡팍이라는 신랑의 설명을 들으면서 직접 보았을 때 그 놀라운 절경에 감탄을 하였다.


© Wolfgang_P_aus_Etphotography, 출처 pixabay / 갭팍

갭팍이 있는 왓슨스베이는 내가 정말 살고 싶은 도시이다. 나는 요트를 소유한 부자들이 사는 동네인 왓슨스베이에 집 한 채를 사고 싶다는 큰 꿈을 꾼다.


노년의 어느 날 왓슨스베이에서 아침에 일어나 신랑과 산책을 하고 바다가 보이는 왓슨스베이부띠크호텔 레스토랑에서 브런치를 먹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는것을 좋아하는 신랑과 그림그리고 글 쓰는것을 좋아하는 내가 서로 좋아하는것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

뭐 어때? 꿈은 크게 가져도 되지 않을까?


왓슨스베이에서 갈매기와 함께 있는 아이

왓슨스베이의 페리에서 내리는 선착장의 모습이다. 요트들이 즐비하게 있어서 파란 하늘과 바다에 더 멋있게 어울린다. 그때 12살이었던 내 아이는 갈매기를 정말 좋아해서 많이도 따라다녔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 있게 가고 싶은 곳을 가고 머물고 싶은 만큼 그곳에 머물렀던 조금은 긴 여행이었다. 신랑과 아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내 마음에 천천히 그리듯이 담아 올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바쁜 일상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다가 온전히 쉴수 있는 여행을 떠나는것은 우리가족에게 선물이었다.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이 되어 "쉼"을 가질 수 있는 여행을 다시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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