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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Aug 08. 2021

여름휴가의 시작

오늘부터 신랑의 여름휴가가 시작되었다. 나는 늦잠을 자고 일어났고 아이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 본인만의 자유시간을 누렸다. 아이는 영어로 기록된 과학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가 6개월 정도 되었을 때부터 내가 한국어와 영어를 번갈아 사용하면서 두 가지 언어에 동시 노출을 시켜주어서 그런지 아이는 한국어와 영어 두 가지 언어를 자유롭게 넘나 든다. 가끔 그런 아이가 나는 부럽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영어로 된 책에도 흥미가 많은데 영어 원서로 된 책을 읽을 때는 한글로 쓰여 있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하지만 아이는 그런 경계가 없다. 그 점이 나는 부럽다.


아이가 요즘 재미있게 읽고 있는 과학 책

아이는 과학과 수학을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골고루 책을 읽어 주어도 타고나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

신랑이 있는 주말에 나는 늦잠을 잘 자는데 아이는 엄마와 아빠가 자고 있는 그 시간에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자유를 누린다. 오늘도 아이는 이 책을 읽고 있었다.

어제 아이와 나는 집에서 아이의 나이에 맞지 않고 아이보다 5살이 어린 사촌동생이 읽기 좋은 책들을 포장했다. 큰 박스로 일곱 상자 정도 되는 분량이었다. 내 동생의 아이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내 아이가 8~9살 무렵에 재미있게 읽었던 영어로 된 과학 책을 이제야 포장해서 가져다준다. 조카에게 지금 이 정도의 영어 레벨이 알맞기 때문에 필요한 적기에 맞추어 한글책이든 영어로 된 책이든 동생네 집에 가져간다. 미리 가져다주면 동생네 집에서 정리해 놓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연령별로 책 읽는 시기를 맞추어 준다.

내 아이가 8~9살 무렵 즐겨 읽었던 영어로 된 과학 책

지극히 이과형 스타일인 내 아이에게 나는 문학 분야와 과학 분야를 골고루 읽어주었지만 아이가 스스로 읽는 책은 과학 분야의 책이다. 어쨌든 아이의 어린 시절에 책을 많이 읽어준 것이 지금 중학생이 된 아이가 궁금한 것을 스스로 책을 통해서 알아가는 방법을 알게 해 준 것 같다.

내 조카에게 가져갈 책들을 포장하면서 왠지 내 아이의 어린 시절도 생각이 났다. 이제 훌쩍 커버린 내 아이는 책이 무겁다면서 "엄마 내가 더 힘이 세니까 말만 해요, 내가 박스에 담을게요."라고 말하면서 나 대신 아이가 척척 일을 하였다. 내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 무렵부터 나와의 팔씨름에서 이겼다. 아이 말대로 나보다 아이가 더 힘이 세다.


작년에 저녁 무렵의 동해 바다

코로나 이전의 시대에는 동해에 새롭게 자리를 잡은 내 동생과 친정 부모님 댁에 여름휴가를 길게 갔었다. 작년부터 코로나 때문에 짧게 있다가 온다. 내 조카는 사촌 언니인 내 아이를 너무 좋아하고 많이 기다린다. 작년에도 "깜짝쇼"를 한다고 내 동생에게만 간다고 미리 말을 하고 나머지 가족들은 전부 모르고 있었기에 갑자기 나와 내 가족을 보았을 때 정말 놀랐었다. 내 동생에게는 코스트코에서 필요한 생필품을 사다 주기 위해서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내 동생만 우리가 갈 거라는 것을 알고 있고 나머지 가족은 모르고 있다. 코로나가 심해서 못 가게 될 것 같다고 둘러대었다.

예전의 휴가처럼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없어서 아쉽지만 휴가는 마음을 여유롭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휴가 때는 생활비에서 돈을 사용하지 않고 작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매달 10만 원씩 정기적금을 납입하고 받은 120만 원에서 주식에 50만 원을 투자하고 남은 70만 원으로 사용할 예정이어서 마음이 더 여유로운 것 같다. 

돈 계산하지 않고 휴가비용 안에서 일주일 동안 사용을 할 수 있어서 즐겁다. 원래는 여름휴가를 열흘이 조금 넘게 받을 수 있지만 코로나 때문에 여행도 길게 못 가게 되어서 일주일로 휴가를 받았다. 작년에도 여름, 겨울 휴가를 짧게 다녀와서 연월차 비용에 대한 돈을 받았다. 돈으로 받는데 마음이 슬펐다.

주식에 50만 원을 투자하지 않았으면 120만 원으로 일주일 동안 지내는 거라서 더 여유로웠겠지만 그럼에도 남은 70만 원도 별로 사용할 곳이 없기에 동생과 친정엄마가 필요한 물품들을 그 돈 안에서 사다 주려고 한다. 요리하는 것을 즐기는 내 동생의 소스류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오늘은 코스트코가 쉬는 날이어서 내일 장을 보아야 할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가족도 마음 놓고 만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이 슬프지만 그래서 그 만남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부모님과 조카 그리고 제부가 깜짝 놀랄 얼굴이 지금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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