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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May 25. 2022

오월의 밤 산책

나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하고 집안일을 마친 후에 아이와 주말에 함께 공부해야 할 과목들을 내가 먼저 차례대로 공부하였다. 평일에 아이는 학교 기숙사에 머무르고 주말에 집에 와서 아빠와 함께 수학과 물리를 공부하고 그 이외의 과목들은 나와 함께 공부를 한다.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부족한 과목을 공부하기 위해 학원을 다니지만 아이가 주말에 학원을 다녀오면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았고 중학교 때 아빠, 엄마와 함께 공부했던 아이는 집에서 공부하기를 원했다. 그러한 이유로 평일에 여러 과목을 미리 공부해야 하는 나는 아이가 없는 일상이 다소 바빠졌다.



공부를 하다 보니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못해서 오후에 산책할 시간을 놓쳐버린 나는 아쉬움에 밤 산책을 나갔다. 하늘을 열심히 날아다니는 벌레들이 무서웠지만 왠지 초여름의 냄새가 바람결에 묻어와서 기분이 좋았다.


© lsandr'ea Carlaphotography, 출처 pexels

밤에 산책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상당히 많았다. 부부가 손을 잡고 걸어가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예쁘게 보였고 친구로 보이는 몇 사람이 커피를 들고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정다워 보였다. 하루를 성실히 보내고 가족과 친구를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는 그 시간은 행복한 순간이다. 행복은 여러 가지 크기로 존재하는 것 같다. 일상에서 가질 수 있는 작은 행복이 눈에 들어오는 요즘이다.



푸릇푸릇 한 청춘을 닮은 오월은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그 적당한 기온과 바람결에 묻어오는 오월의 꽃향기들이 나를 행복했던 청춘 시절의 어느 시점으로 데려다주었다. 그렇게 나는 시공간을 초월해 청춘 시절의 어느 시점에 잠시 머물렀다.


© Honnr Yanobaphotography, 출처 pexels

바람결에 묻어오는 라일락꽃향기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청춘 시절에 누렸던 나만을 위한 시간과 최선을 다해 미래를 준비했던 그 모든 시간들이 영화처럼 지나갔다. 신랑과 아이가 있는 지금의 시간도 물론 행복하지만 오롯이 나를 위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그 순간이 그리워지는 오월의 어느 밤이다.



'나 스스로 나이에 대한 한계를 긋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 삶에서 보낸 시간도 많지만 앞으로 나에게 주어질 시간도 많이 남아 있는데 사회적인 시선으로 보는 "나이"에 나를 가두어 둔 것은 아닌지 나 자신에게 묻게 된다.



청춘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은


열정적으로 온전히 내 꿈을 위해 전진했었던


그 시간들이 행복했었기 때문이다



내가 바라고 간절히 원하는 꿈이 있다면


지금 이 순간


나를 위해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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