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과 햇살이 너무 예쁜 오월의 어느 날 나는 친구와 만났다. 그동안 코로나19를 조심하느라 외출도 잘하지 않았는데 카페에서 친구를 만난 것은 나에게 다시 예전의 자유로웠던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빅 이벤트였다.
친구와 전화 통화는 자주 했었지만 이렇게 카페에서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몇 년 만에 처음이라 설레었다. 나는 외출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인데 오늘처럼 이런 약속에 설레는 것을 보면 코로나 시대에 정말 마음이 힘들었던 것 같다.
주문한 커피와 조각 케이크가 나왔다. 친구와 나는 얼굴을 보는 반가움과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수다를 떨었다. 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카페에서 사진을 안 찍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그만큼 나는 친구와 보내는 그 시간에 충실했었나 보다.
테라스가 있는 카페였는데 조금 덥게 느껴져서 나와 친구는 실내 창가에 앉았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구석진 곳에 그리고 문을 열어놓아서 바람이 통하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 친구도 외출하지 않고 코로나 시대에 집에만 있었는데 오늘 나를 만나기 위해 큰 용기를 내었다고 한다.
나와 친구는 커피와 케이크를 먹으면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오월의 눈이 부신 햇살이 한가로이 골목길을 비추고 있었다. 마치 유럽의 어느 소도시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를 잘 알고 있는 친구와의 대화는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그 시간을 친구와 함께하면서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되돌아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는 이런 일상이 그동안 너무 그리웠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