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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Dec 04. 2020

아이에게 집안 경제에 관한 협조를 구해야 하는 이유

행복을 추구하는 간소한 삶

모든 부모님이 그러하듯이 나 또한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다 해 주고 키우고 싶었다.
아이가 어릴 때 장난감을 가지고 싶어 하면 다른 곳에서 아껴서 사주었고 옷도 아이는 모르지만 좋은 브랜드의 옷으로 사서 입혔다. 내 아이는 예쁘게 부유하게 보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맞벌이를 하면서 아파트 분양받을 때 대출받은 돈을 빨리 갚고 싶어 아이와 관련되지 않은 것은 정말 많이 아꼈다. 방 3개와 거실 하나의 구조의 집에서 방 1개만 난방과 냉방을 했다.



한여름에는 방 하나만 겨우 약하게 에어컨을 틀어놔서 마치 원룸처럼 사용을 했다. 겨울에도 방 하나만 난방을 하고 다른 곳은 꺼놔서 잠깐 부엌에 나가려고 해도 발이 시렸다.
방 한 곳에서 식사를 하고 잠도 자는 생활을 하면서 관리비를 많이 아꼈다.
한 달 식비를 포함한 생활비를 25만 원 선을 유지하는 짠순이 생활을 했던 그 시절이다.



그러면서도 아이는 좋고 비싼 옷으로 만 입히고 아이가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은 사주는 모순적인 생활을 하였다.
나는 돈을 모을 수 있었지만 가족들의 행복감은 낮아지게 되었다.



나는 미니멀 라이프를 알게 되면서 가족들의 행복을 제일 우선순위에 두게 되었다.
아이에 관한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우리 집을 여름에는 에어컨을 돌려서 시원하게 겨울에는 난방을 전부 해서 따뜻하게 지내게 했다. 집에서 삶이 행복해진 가족들은 삶의 질이 올라갔다. 식비도 다시 우리 가족에게 맞는 선으로 상향 조정을 하게 되었다.



나는 미니멀 라이프에 관해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면서 경제에 관련된 책도 읽게 되었다.
경제에 관해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집안 경제에 관해서 되도록이면 빨리 말해주고 협조를 구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가 집안의 살림규모를 알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달라고 떼 부리는 일이 줄어든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아이가 저학년이었고 돈에 관해서 정확히 이야기하기가 나는 왠지 어색했다.
다만 아이에게 자세히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큰 동그라미 작은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큰 동그라미는 엄마 아빠의 월급, 작은 동그라미는 우리 가족이 소비하는 품목들을 그려서 설명을 해주었다.
큰 동그라미를 먼저 그리고 그 큰 동그라미 안에 작은 동그라미를 그려 넣어서 채웠다.



소비 동그라미가 많아지면 큰 동그라미가 풍선처럼 터져서 우리 가족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아이가 잘 알아듣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 설명을 아이가 어떤 물건을 가지고 싶다거나 사달라고 떼 부릴 때마다 반복해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이는 엄마가 예전에는 다 사주던 것을 가능한 것과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구분해서 말을 하니까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다가 어느새 적응하게 되었다.

그 후로는 아이도 점점 어떤 것을 사달라고 떼 부리는 일이 줄어들었다.



아이가 초등 5학년쯤 되었을 때 나는 아이에게 가계부를 보여주고 집안의 정확한 수입과 지출이 어떻게 되는지 설명을 하였다. 그리고 아이를 위해 대학교 학비를 모으고 있고 몇 년간 얼마만큼 모였고 앞으로 얼마가 더 모일지를 이야기해 주었다. 대학교의 학비와 용돈이 어느 정도 드는지 계산해서 알려주었고 그 액수보다 물가인상이 될 것을 예상해서 더 모으고 있다는 것도 말해 주었다.



아이에게 학원비에 관한 것도 이야기를 하였다. 아이가 그때는 학원 몇 개를 다니고 있었고 그 비용이 총얼마이고

엄마 아빠가 노후에 사용할 돈을 미리 아이가 사용하고 있는 것이기에 정말 필요하지 않은 학원은 그만 다니고 아이의 꿈에 관련된 곳만 다니자고 말을 하였다. 아이는 그때 미술 학원을 그만두고 영어와 과학학원을 다닌다고 말을 했다.



아이에게 엄마, 아빠의 노후를 위해서 모으고 있는 돈과 연금에 대해 알려주었고 또 집안에 총 예금 액수와 대출금도 말해 주었다.

앞으로 더 얼마를 모아야 하는지도 말해주고 아이의 협조를 구했다.

다행히 아이는 간소한 삶에 동참을 해줬다.



우리 가족은 평상시 삶은 간소하게 살면서 미래를 위해 차곡차곡 예금을 하였다.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주는 상으로 여행적금을 들어놓고 만기가 되면 가족들이 가고 싶은 곳을 돌아가면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가족들은 평소의 간소한 삶을 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즐겁게 동참했다.

호텔과 비행기를 우리가 예약하는 자유여행이었기에 비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

가족들은 여행을 가서 "쉼"을 가졌고 또 "우리들만의 추억"도 선물로 가지게 되었다.



아이가 보고 싶어 했던 런던 버킹검 궁전 근위병 교대식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 영어학원 한 군데만 남겨두고 다른 과목 공부는 집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하게 되었다.

아이는 집에서 엄마, 아빠와 공부하면 학원비가 얼마가 아껴지는지 말해줘서 알게 되었다.
아이는 가족의 공용 돈을 아끼는데 참여할 수 있다고 기뻐했다.



작년에 중학생이 된 아이는 친구들과 노는 일도 많아져서 또 여자아이라 옷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다.
나는 우리 집의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뉜 4분기 별 의류비를 아이에게 알려주고 아이가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말해 주었다. 아이는 그 금액을 받아들였고 나와 함께 인터넷으로 옷을 구경하고 저렴하지만 예쁜 옷을 필요한 만큼만 구입을 해서 친구들과 주말에 놀 때 입고 나갔다.



아이와 함께 인터넷으로 옷과 가방을 골라 사는 일이 나에게도 즐거운 일이었다. 아이는 한정된 돈 안에서 필요한 수량만 정해서 샀고 아껴서 사용하고 입었다.

아이는 합리적인 소비를 알게 되었다.



아이가 다시 중2가 되었을 때 나는 아이를 중학교 내신을 준비해 주는 학원을 보내려고 했다. 중학교 1학년까지는 우리 부부가 가르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중학교 2학년부터의 내신이 중요해서 학원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2월에 돌기 시작했고 나는 아이가 유일하게 다니던 영어학원마저도 그만두게 했다. 아이는 온전히 집에서 엄마, 아빠와 공부하게 되었다.



아이는 학원을 다니지 않고 집에서 공부하는 것을 불편해하지 않으며 오히려 즐거워했다.
나와 토론도 하고 가끔 싸우기도 하고 또 격려도 하면서 아이와 나는 하루하루 시간을 채워가고 있다.



아이는 학원을 다니지 않고 공부를 하면 얼마의 비용이 절약이 되는지 내가 말해서 알게 되었고 그만큼 엄마 아빠의 노후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기뻐하며 열심히 공부를 한다.



간소한 삶을 살아갈 때에 가족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 가족만의 소비 적정선을 찾아야 서로 만족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조율을 위해서라도 가족의 협조는 절대적이다.



우리 가족의 만족감이 커져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행복감이 있어야 지속성을 가지고 간소함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가족 모두가 한 달 동안 집안의 소득과 지출의 규모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소비를 통제할 수 있고 간소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아이에게 집안 경제에 관한 협조를 구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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