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색을 머금은 단풍잎이 비와 함께 바람에 흩날리면서 떨어진다. 비 내리는 어느 가을에 나는 창밖을 내다보며 계절의 흐름을 만끽하고 있다. 창 너머의 온도는 차갑게 보이지만 반면에 따뜻한 거실은 나에게 어떤 행복감을 더 크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비와 함께 스산해진 마음은 몇 달 남지 않은 2022년이 아쉽게 느껴진다.
삶이 부단히 바빴던 청춘시절보다 지금의 내가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더 크게 느끼는 것 같다. 봄이 되면 피어나는 꽃들이 예쁘게 보이고 여름에는 싱그러운 초록이들로 인해 마음이 즐거워진다. 봄과 여름은 나에게 청춘시절로 돌아가게 만들어 주는 매개체가 되어 삶이 싱그럽고 활기차 진다. 하지만 가을이 되면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아쉬운 마음이 들면서 내가 일 년 동안 계획한 대로 성실하고 행복하게 잘 지냈는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여 동화 속에 나오는 겨울 왕국처럼 변하는 겨울도 왠지 기다려진다. 그렇게 나는 지금의 가을을 즐기고 있나 보다.
고등학생인 내 아이는 얼마 남지 않은 중간고사 준비로 인해 이번 연휴에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참 청춘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는 계절의 변화가 마음에 잘 담기지 않는 듯하다.
청명한 가을 하늘
어제 이른 시간에 아이와 함께 잠시 산책을 나갔었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수놓아져 있었고 따뜻한 가을 햇살이 나와 아이를 비추어서 기분 좋게 걸었다.
삶은 여행과 닮아있는 것 같다. 청춘시절 50일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유럽 배낭여행을 하였던 나는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크고 작은 일들을 경험하며 마음이 성장하였고 내 삶에 든든한 힘이 되었다. 혼자서 뭐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 여행을 통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