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가 어떤 것을 새롭게 시작하려고 할 때 사람들이 나의 시작을 말렸던 경우가 있었다. 직업을 가져야 하는 나는 오랜 고민 끝에 웹디자인을 배우려고 했을 때도 그것에 관한 직업은 이제 전망이 없으며 배워도 직장을 구하기 힘들 거라며 차라리 다른 것을 해보라고 나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해 주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책을 읽고 그 책 안의 주인공을 내 마음대로 바꿔서 결말을 내가 원하는 대로 새롭게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한다. 나는 공상을 많이 하고 그것을 나만의 노트에 기록을 하면서 지금 생각하면 소설 비슷하게 습작을 한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결말이 나에게는 중요했기 때문에 글을 쓰다 보니 글쓰기가 내 마음에 좋아진 것도 있다.
하지만 글쓰기보다도 더 좋은 것은 그림을 그릴 때이다. 나는 그림을 그릴 때는 시간이 가는 것을 잘 모른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굶고 그림을 그린 적도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러면서 그림이 완성될 때까지 하다 보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꼬박 굶게 되었다. 나의 청춘시절에는 먹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큰 상관은 없었지만 왠지 기운이 없어서 '내가 왜 기운이 없지?'라고 생각을 해보니 그림을 완성하느라고 하루 종일 한 끼도 안 먹었던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디자인과 연관성이 있는 "웹디자인"이 내가 직업으로 하기에 좋을 것 같았고 모두들 그 직업에는 전망이 별로 없다고 나를 말렸지만 나는 웹디자인 과정을 잘 배워서 결국 취업에 성공을 했다. 십 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 직업으로 나는 꾸준한 경제활동을 하였다.
지금의 나는 글을 쓸 때 식사 시간을 자주 놓쳐서 한참 먹성이 좋은 중학생 아이의 원성을 종종 듣는다. 청춘시절의 내가 그림을 완성하고 싶어서 '조금만 더'라고 생각하면서 그림에 집중했듯이 지금은 글 쓰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갑자기 글에 대한 생각의 한 조각이 떠오르면 그것이 날아갈까 두려워 시간을 가리지 않고 글쓰기에 몰입한다. 나는 글 쓰는 것이 재미있다. 마치 그림을 그릴 때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내 마음과 생각을 글로 그려내는 기분이 든다.
내 마음이 어떤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 왠지 불안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게 된다. 그 분야에 대한 정보나 또는 전망이 괜찮은지 걱정이 돼서 그런 것 같다. 또한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들기 때문에 자꾸 친구나 그 분야와 관련이 있는 사람에게 묻고 정보를 알아보려는 행동을 하게 된다.
물론 그 분야에 관해서 이야기를 듣는 것은 분명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모든 정보를 듣고 나서 내 마음 안을 내가 찬찬히 들여다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