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모이는 동네모임이 있습니다. 오늘 모임 안건 중 회칙변경이 있었어요. 임원진이 변경안을 통보했고 회원들이 의견을 개진했어요.
회칙변경 진행이 일방적이다 vs 지난 회의 때 예고했다
불합리하다 vs 과거부터 이렇게 해왔다
사회가 변했다 vs 과거부터 이렇게 해왔다
다양한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vs 과거부터 이렇게 해왔다
합리적이든 보수적이든 의견과 내용이 어떠하든 노여움은 넘어설 수가 없겠구나 하는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의견을 말하는 것인데 공격으로 인식한 방어적 태도에 말하는 이의 의지가 튕겨 나갑니다. 말의 의도를 알아차리려면 행간을 세심하게 들어야 하는데, 듣지 않고 나오는 성급한 반박에는 생략된 부분이 많아 오해를 키웁니다.
제안한 회칙변경안을 카톡에 올려달라 vs 다음에 종이로 주겠다
번거롭게 그러지 말고 카톡으로 달라 vs 다음에 종이로 주겠다
*생략된 사실이 있습니다.
(확인해 보고 다음 회의 때까지 의견을 정리할 수 있게) 번거롭게 그러지 말고 카톡으로 달라 vs (대외비 문서이고 카톡방에는 외부인도 있으니) 다음에 종이로 주겠다
임원진의 꽉 막힌 대응에 애초부터 협의할 여지가 없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조목조목 논리로 따져보는 방법도 있겠고, 조용히 포기하고 무리에서 빠져나오는 선택을 할 수도 있겠지요. 기존에도 저에게 불리한 점이 많았는데 회칙 수정안을 들어보니 더 이상 제가 회원자격을 유지할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건강한 토론이 불가능한, 소수의 권리를 무시하는 조직에 실망감이 큽니다. 이제 헤어져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