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 자막이 올라가는 사이에 주제곡이 흘러나온다. 아련하게 청력을 타고 다리에 힘이 빠진 채 주저앉아 흐느끼는 내 시간이 멈추어 버린 것 같았다. 아버지란 이름으로 가족의 인생에 판도라 상자를 선물한 당신을 이제는 아버지로 생각하지 않겠다며 내 주위에 얼씬거리지도 말라는 조하(이병헌)의 분노는 16살 이후 휴화산처럼 멈춘 게 아니었다. 연기인 듯 연기가 아닌 것 같은 감정이입에 수시로 변곡점을 수정하게 만들어 인간의 정서는 시간의 편린이 퍼즐처럼 엉켜 있어 기억은 작은 조각만 빼어도 우수수 편집되어 버린다. 발칙하게 요행을 숨길 수 없는 내 러브라인이 아쉽게도 사라져 버렸지만 절묘한 배역 선정에 세심함이 엿보인다. 앞으로 당신의 손을 놓을 일은 없습니다. 이병헌 머리스타일 때문에 고민이다. 따라 하고 싶어 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