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보내는 편지

보고있니.

by 소녀

2017.01.29.


거기서 다 보고 있는 거지?

보니까 어떻니?

니여자.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도 되는거니?


돈자랑돈자랑 그렇게 돈자랑 하실 땐 언제고

당신손주 책도 못 사주니?

이사는 어떻게 했는지, 무슨 돈으로 했는지, 집은 어떤지 궁금하지도 않으시다니?


백만원. 알아. 작은 돈 아닌데..

그래도 이걸 정초부터 불러내서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어도 이렇게까지 비참하게 만드시니?


돈이 너무 많아서 일시불밖에 안하신다며, 그렇게 긁으라고 주신 카드 아니니?


손주자식 책 사주는 것도 벌벌 떠시는데, 그 백만원이 사실은..

이사할 때 이사비 내라고, 시댁 눈치보지 말라고.. 서점언니가 카드깡해준거 아시면 난리나시겠다.

아니 이사비 전부 카드로 긁었으면, 더 난리나셨겠다. 그치?


한달에 한 번, 애들한테 필요한 목록 적어와서 허락받고 카드로 사라고 하시더라. 들었지?

듣고 있었지? 기분이 어떻디?

당신여자, 기분은 어떻겠니?

아직 빈이가 어려서 일도 못하는데,


불과 두달전에… 이미 소주를 그렇게 드시고 온 손녀 돌잔치에서 깽판치신 건, 기억이 없으신가봐?

우리아빠한테 삿대질하고 함부로 구신 건 아직 사과 한마디도 안하셨는데..

그 이후로, 어머님 생신 때도 보고 이번 설에도 봤는데.

어떻게 아주버님이건, 어머님이건 다들 한마디도 안하니? 미안하지도 않니? 손주들 보기 부끄럽지도 않니?


진짜 대단한 집안이다. 정말.


그래서 이제 당신식구들.

당신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못 놓고 있던 끈.

나도 당신 생각해서 쥐고 있었는데, 그렇게 내 가슴을 후벼파도 쥐고 있었는데.

안 그럴려고.

시원하게 놔도 되겠어.


미안해 모질어서.

근데 당신부모한테 나는.

당신이 남겨두고 간 자기손주들 키워주는 사람밖에 아니더라.

딸이니 뭐니. 그건 다 개 소리더라.


오빠.

오빠.

내남자. 보고싶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