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W SURVIVAL SEOUL>
2024.11.30.SAT 6PM @CJ아지트 광흥창
HYPNOSIS THERAPY <RAW SURVIVAL SEOUL>
이탈리아 볼로냐를 시작으로 체코 프라하까지. HYPNOSIS THERAPY (힙노시스테라피)의 유럽 투어가 성료 되었다. 그 마지막 여정으로 11월 30일 서울에서 그 피날레를 장식했고 유럽의 클럽 관객들을 경험하고 온 그들의 무대를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다. 발매가 되자마자 들어본 힙노시스테라피의 정규 3집 [RAW SURVIVAL]은 그동안의 디스코그라피들 중에서도 가장 지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RAW SURVIVAL이라는 앨범명에서부터, 트랙명, 가사까지 모든 것이 원초적인 무언가를 자극한다.
무대 위에서의 과한 표현은 관객으로 하여금 그들의 몰입을 방해한다고도 하지만 여기선 예외다. 거리낌 없이 모든 것을 쏟아내는 짱유의 랩핑과 몸짓을 보고 있으면 도파민인지 아드레날린인지 그가 내뿜는 어떠한/모든 호르몬들에 같이 동화되고 만다. 그를 보는 나도 미쳐야 할 것 같고 그런 의무감이 들기 전에 이미 그와 함께 미치고 싶어진다. 그리고 그 뒤에는 미쳐있는 짱유, 그리고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 즐기려고 모인 관객들 모두를 조종하는 Jflow가 있다. 묵묵히 그들에게 뛰어놀(이라기보단 때려 부술) 놀이터를 제공해 주는 그가 사실은 가장 미쳐있는 것일지도.
'BENZ' 무대에 앞서 관객들을 무대 위로 불러 모으곤 마이크도 깃발도 모두 그들의 손에 넘겼다. 20여 명의 짱유는 무대를 (실제로) 다운시켜버렸다. [RAW SURVIVAL]의 모든 트랙들까지 선보이는 동안 그들은 날 것의 생존을 선보였고 함께하는 관객들 또한 꾸밈없이 그들 자체로 존재하는 데에 사력을 다한 듯했다. 무대가 끝나고 광흥창역으로 나가는 길 첫 번째 편의점에는 겉옷을 걸친 채로 생수 또는 에너지 드링크 또는 이온음료를 사기 위해 들어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급격하게 추워진 날씨에 이만큼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공연을 보고 나온 사람들은 온몸으로 수증기를 내뿜는다. 말 그대로 '무대를 꺼뜨릴 만큼' 뜨겁고 광적인 열정을 품고 있는 이 사람들이 이 모든 걸 숨기고 월요일 오전이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개인적 혹은 사회적 역할을 할 것을 생각하면 항상 어이없는 웃음과 흐뭇한 미소 그 사이의 무언가가 삐져나온다. 한편으로는 이런 공연을 모르는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어떤 창구로 풀어낼까 하는 어딘가 염려스럽기까지 한 궁금증과 함께 집으로 향한다. 헤드셋을 썼지만 이미 도파민으로 가득 차 노래를 재생해야 한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