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향기가 좋다.

조향사를 시작하다. 조향사로 살아가다.

by 퍼퓸힐러 이주용

글을 시작하며...


일단 자유롭게 내가 왜 조향사라는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가끔씩 저에게 질문을 하시는 고객님에게 답해드린 게 전부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 이렇게 편하게 하나하나 질문에 대한 답을 할까 합니다. 나란 사람이 왜 조향이라는 조금은 생소하고 조금은 더 복잡하고 조금은 힘든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써 내려가 보겠습니다.


Q. 어떻게 해서 조향사가 되었나요?

A. 음~ 처음에는 그냥 저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시작했습니다. 가벼운 하나의 놀이였습니다.

공고 -> 공대-> 연구소 흔히 공돌이라고 이야기하는 그런 평범한 남자로 살다 보니 처음에는 좋아서 시작한 전공이 조금씩 힘겹게 느껴지더군요. 슬럼프다, 복에 겨운 거다, 나도 그런 적 있어, 상사가 힘들지? 다 그래 너도 스트레스 쌓인 거 많잖아 풀어!

그래서 고민을 하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할 줄 아는 게 이런 것뿐이라 처음에는 아로마세러피를 배웠습니다. 좋더군요, 힐링도 되고 평소 관심이 가던 식물에 대한 다양한 쓰임도 배우고 아주 만족스럽게 긍정적으로 저의 스트레스를 해소하였고 다시 동기부여가 되어 열심히 생활을 하였죠, 잠시 동안이었지만 그런데 사람과의 관계가 그리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점점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다. 고등학생 때 교과서 한 구석에 있던 조향사라는 직업이 떠오르더군요.


Q. 어디서 조향을 배웠나요?

A. 당연히 국내에서 배웠습니다. 그 당시 시작한 수준은 딱 초급자였죠. 향수는 1도 모르는 가끔 유학을 다녀온 것이냐 질문도 하시는데, 그냥 저의 위치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여 대한민국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배웠습니다.

구체적인 곳은 알려드리기가 조심스럽네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세요.


Q. 화학을 공부해야만 조향사가 될 수 있는 건가요?

A. 아니요! 배우면 좋지만 필수는 아니에요, 기본적인 향료에 대한 원론적인 지식을 원한다면 그리고 연구직으로 조향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굳지 어려운 유기화학을 공부하실 필요는 없어요. 화학 1, 또는 화학 2 과정을 이해하면 조금은 편하다 정도인 거 같아요. 다시 생각해보니 화학을 몰라도 상관없네요. 중요한 건 화학적 지식이 아닌 거 같아요.


Q. 화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조향사를 할 수 있다면 대학에서 배울 수 있나요?

A. 현실적으로 제가 공부할 시기에는 대학에 과가 없었습니다. 대학원을 가도 석사논문의 주제로 공부하는 것 외 거의 찾을 수 있는 정보도 없었어요, 다만 현제 기준으로 몇몇 지방의 대학에 기존의 뷰티 아티스트과에 조향이 접목되어 신설된 것은 확인했습니다. 아무래도 정규과정으로 수업을 받는다면 더 편하게 조향에 대한 기본적인 것을 알아갈 수 있을 거 같아요.(근데 매일같이 술 먹고 놀고 피시방 가고 그러면 공부는 언제 하니?? 엉?? 엉아가 답답해서 한 소리 했어!)

제주대학교 남부대학교 등의 대학에 향장 관련 학과가 있고 현재도 잘 운영하고 있으니 진로에 관심 있으신 분은 한번 찾아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전 참고로 응용화학을 전공했습니다.


Q. 조향 아카데미에서 배우는 건 어떤가요?
A. 조향을 배울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지만, 여기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교육비용이 합리적인가? 커리큘럼이 교육목적에 부합하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의 성향과 맞는 것인가?

솔직히 아카데미에서 배우는 건 상당한 비용이 드는 것이 사실이에요. 그래서 신중한 고민과 상담, 그리고 나의 목표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를 분명히 안 후 결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음.... 정말로 도움이 필요하시면 저의 연락처를 남길게요. 같이 고민해 보아요.)


Q. 조향사 자격증이 꼭 있어야 공방을 운영할 수 있나요?

A. 있어도 되고요, 없어도 됩니다. 스스로가 나의 조향 능력이 부끄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나의 이름을 걸고 향수를 만들어 세상에 나서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격증은 선택이지 필수는 아니에요. 한번 더 이야기 하지만 나의 목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게 된 다면 답은 정해진 게 아닐까 생각해요. 전 당신의 선택을 응원합니다.


Q. 유학을 가면 좋을까요?

A. 분명 배울 것이 많을 거고 저도 기회가 된다면 한 번은 가보고 싶어요, 하지만 무리해서 준비하는 건 반대입니다. 일본 유학을 기준으로 한해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4000만 원이 프랑스 경우 8000만 원이 들어요, 여기에 언어적인 문제, 생활비, 그리고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심적인 부담은 정말 무시 못해요. 그래도 정말 버티고 버텨서 공부를 마치신 분은 정말로 세계적으로 크게 성장하실 분이라 감히 생각합니다. 정말로 대단하신 거예요.

그때는 그냥 국내로 오시지 마시고 그곳에서 더 크게 성공하시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정리하자면 유학은 정말 현실적인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후 결정할 문제라 생각해요 최소 3년이에요. 그 이상 걸릴 수도 있어요.


Q. 향수를 만들 때 어떻게 만드나요?

A. 상상력과 인내 그리고 반복입니다. 전 책을 읽는 걸 좋아하고 관심 가는 분야에 정보를 모으고 알아가는 것에 취미가 있어요. 그래서 정말 생각보다 많은 분야를 알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준비과정이 향기를 만드는데 엄청난 자산이 된 거 같아요. 인물, 자연, 사물, 감정, 색 등 그밖에 다양한 무언가를 주제로 정하고 그것이 가지고 있는 향 또는 어울리는 향을 찾아 내가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대로 하나하나 만드는 거예요. 여기서부터가 지루한 나와의 싸움입니다. 내가 상상한 향의 이미지를 찾기 위해 반복을 하는 거예요. 샘플 하나하나를 만들면서 조금씩 내가 그린 퍼즐을 답이 없는 퍼즐을 맞춰가는 거죠. 보통은 하루에 30개 또는 50개 정도의 샘플을 만들고요 이것을 3주 정도 합니다. 그럼 원하는 향수가 하나가 나오죠. 이걸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머리가 진화해서 상상만으로도 향을 만들 수 있어요. 머릿속에서 향기가 시뮬레이션이 되는 거죠 그럼 굳지 샘플을 많이 만들지 않아도 빠르게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어요. 그래도 스스로 만족은 쉽게 안되더군요. 안제나 늘 조금 더 조금 더를 속으로 외치면서 새로운 향수를 만들어요.


Q. 향을 기억하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A. 위 답변가 비슷한데요. 연습과 자기 관리죠 필요해요. 흔히 올펙션이라 이야기하는 후각적 인지훈련 또는 각인 훈련을 꾸준히 하는데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자만 1시간에 최대 8개의 향료를 시향 하면서 그 향료의 이미지를 객관적인 단어와 주관적인 설명으로 스스로 정리하는 것을 추천하고요, 훈련이 끝난 후에는 1시간 30분 이상 휴식을 하는 것을 권장해요. 이때 더 자기 관리에 대한 설명을 한다면 일단 흡연은 향을 분석하는 엄청 부담이 되는 행위예요. 훈련 하기 앞뒤로 4시간은 금연을 권합니다. 또한 향을 더욱 선명하게 구분하려면 조금은 식단 관리도 필요해요. 맵고 짜고 달고 신 음식은 되도록 피하시고 훈련하기 전에는 커피도 삼가시는 것 추천합니다. 맛이 강하고 향이 강한 음식은 코를 쉽게 피로하게 하거든요.


Q. 어떠한 향료를 주로 사용하시나요?

A. 대략적으로 천연향료 50% 조합 향료 40% 식 향료 10% 정도를 사용합니다. 여기서 식 향료는 플레이버 오일이라 하여 화장품 중 특히 립 제품에 들어가는 향료를 말해요. 안전도가 매우 높은 향료들인데 시향하고 마음에 들어서 포인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합 향료 즉, 프레그런스 오일은 천연으로는 구하기 어려운 향료를 찾아서 사용하는데요, 릴리 오브 더 벨리, 피오니, 메그 노리아, 코튼, 수박, 멜론, 망고 등과 같이 천연으로는 생산이 매우 까다로운 향료를 사용합니다. 그 밖에 상큼한 감귤류 향료나 엡솔루트급 향료(장미, 재스민)등 우드 노트 향료를 주로 천연향료로 많이 사용합니다. 바닐라, 일랑일랑, 시더우드 같은 우드 노트, 오이(정확히는 잎사귀)같이 쉽게 구할 수 있는 향료도 천연 오일로 사용하고 있고요, 새로운 향료가 나오면 기회가 되면 꼭 샘플을 요청해서 시향도 하고 원하는 향이면 사용을 해요. 흔히 허브라고 알고 있는 향료들 중에도 천연이 많아요. 티 트리는 조합 향료입니다. 이게 향이 더 향긋하고 부담이 덜해서요. 당근 씨앗이나, 케러웨이, 쿠민, 클로브, 블랙페퍼 등도 천연이에요. 하나하나 다 말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해주세요.


Q. 향수를 만든 다음 숙성을 꼭 해야 하나요?

A. 향수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숙성은 꼭 거치는 과정이에요. 비교적 식품 쪽이 그런 것이 더 많은 거 같고요, 향수를 만들고 바로 사용하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아요. 향료들의 조화가 아직 어색하고 특히나 알코올의 냄새가 강하기 때문에 최소 1주에서 3주 정도는 차분하게 재우듯 숙성하는 것을 추천해요. 그래야 향료가 잘 어우러지면서 내가 연출하고 싶은 이미지가 바로 나오는 것이죠, 근데 보통은 샘플을 많이 만들다 보면 숙성 후 어떻게 될 것 같다는 것이 머리에서 정리가 돼요. 극단적인 상황이 아닌 이상 보통은 추측한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아요.


순서 없이 정리한 것 같아요.

또 궁금한 것이 있다면 댓글로 달아 주세요. 성심껏 답변해드릴게요.

저의 연락처입니다. 010-5170-9392

조향사라는 것에 더 많은 것을 알고 싶고 고민하고 있는데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전화나 문자 주세요.

저도 지금까지 공부하면서 느낀 것이 하나 있다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거예요. 늘 새로운 향료가 나오고 새로운 향수가 나오고 저보다 더 훌륭하신 조향사분들의 모습을 뵈면 부족한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에요. 늘 늦은 밤까지 책을 보고 검색을 하며 향을 찾고 고민하다 우연히 좋은 분을 만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서로 고민하면 더 좋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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