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여자가 마리노이즈(대형견) 키우는 삶
나는 2020년 11월 27일 금요일
#춘천군견훈련소 에서
#말리누아 (한국에선 #말리노이즈 #마리노이즈 라고 부름) 한 마리를 입양했다.
난 아파트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관리견들 중 '작은 아이들'로 보여달라고 군에 요청했었다.
입양 당시 마리노이즈 치고는 작은 크기로 몸무게가 17kg 였으며,
갈비뼈가 보였고, 보는 사람마다 "말랐다." 라고 말할 정도였다.
대형견은 2년 가까이 성장기로 볼 수 있으니 덜 큰 것일 수도있다.
집에 온 후에도 계속 묽은 변을 보고 살도 찌지 않았었는데,
생식 위주의 식단과 유산균을 꾸준히 급여하자
딴딴똥을 싸고
살도 오르기 시작했다.
두 살이 넘은 지금은 20kg 정도 나간다.
세 살 가까이 되는 지금은 22.4kg.
(그래도 말리누아 치고는 작은편이다. 큰 아이들은 여아인데도 30kg 넘는 녀석도 있다고 한다.)
2019년 12월 12일에 태어난 "도원이"는
군견으로써 적합하지 않아 (군측에서 이유는 말해주지 않았음)
관리견으로 살다가 1살 생일을 몇 일 앞두고 나와 살게 되었다.
한 마디로 띵까띵까 놀고먹다 전역함
나는 "좋은일" 로 이름을 개명해주었고, 반려견으로써의 견생이 시작되었다.
#벨지안말리누아 는 #BelgianMalinois
초보자가 키우기 쉽지 않은 견종이다.
여기서 초보자라 함은...
마음 약한자도 포함되는 것.
개를 많이 키워봤어도 오냐오냐 하는 것에만 익숙하다면 결코 추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개들은 이렇게 놀기 때문,
평소에도, 늘, 항상, 씬이나!!!!!!!!
쩜프쟁이
외국자료 찾아보면
"GERMAN SHEPHERD ON CRACK"
라고들 하는데,
직역하자면 "약 빤 저먼 셰퍼드" 쯔음일 것 같다.
내 개지만
가끔보면 싸이코같을 때가 있다.
(흥 터져서 놀자고 할땐 '이게 미쳤나...?' 싶음)
이렇게 노는 애들을
평소에 차분하게 만들어 놓으려면
규율이 있어야 하고
매일매일이 훈련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보호자가 맘이 약해져서
개가 원하는대로 다 해주면,
당신의 인생은 금방 지옥이 된 다는 말씀.
보상용 토막 오리목
절대 공짜로 먹는 것이 없어야 할 것이며
공놀이 조차도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착한 행동의 보상이 공놀이 이기 때문에,
내가 정해준 룰에 잘 따랐을 경우 공이 주어진다.
항상 그냥 막 공(놀잇감) 주면 개판됨
당신이 개랑 놀아주는게 아니라
개가 장난감 가져와서
놀으라고 당신을 협박하게 될 것
내가 데려와서 제일 먼저한건 산책훈련이었다.
아무래도 도시에서 키우고
보호자가 여자다 보니
만만하게 봤는지 시비거는 사람들이
초반에는 많았었다.
저~~ 멀리서부터
"입마개 해야지!!!" 반말하면서 걸어오는 아저씨며
별의 별걸로 참견하는 사람들
대놓고 말 못하겠으니까
시비걸듯 중얼거리며 지나가는 사람
진짜 별꼴 못볼꼴 다봤었다.
이건 젠틀리더. 입마개와는 다른것
'나에게 이런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몇 번 동네에서 시비건 사람들한테
소리 지르면서 개*랄도 많이 떨었었다.
이제는 입마개어쩌구 시비걸면
아무말 없이 빤히 쳐다보고 무시하거나
네 안해도 되요~ 툭 던지고 지나간다
#입마개견종 이 따로 있음
그런데 시비거는 이들에게
"입마개 견종이 따로있어요~" 라고 말하면
그들은 그런거 잘 모르기 때문에
"내가 무서우니까 니 개 입마개 해라." 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우기기 시작한다.
(나도 시비거는 너 무서움.)
아무리 조목조목 설명해봤자 못알아듣고 못알아먹는다.
말 안통하니까 그냥 무시해라.
내 개가 공격적이면 입마개 하는게 맞다.
(다른 개보고 심하게 짖는다거나, 입질이 있다거나, 제발 딴 말 말고 그런 개들은 입마개 알아서 하고 교육시켜서 교정 합시다.)
난 오히려 소형견들이 더 입마개 해야 한다고 본다.
길에서 마주치는 소형견 70프로 이상이
침 질질 흘리고 짖으며 달려들려고함.
안해도 되는 개한테
입마개 하라고 강요하는게 오히려 #강요죄 임
"강요죄 형법 324조"
외우고 다니니 편하더라.
공권력자들이 뭐라할 때
법이 그렇다고 알려주면 된다.
(경찰분들도 은근 이거 모르심. 경찰옷에 쫄지말고 당당하게 말하자.)
예전엔...
햄버거가 덜 익어 나와도
덜익었다는 말 조차 못하던 나였는데
개 키우면서 거칠어졌다 ㅋㅋ
그리고 욕 덜먹는 팁을 주자면,
개를 앞에서 걷게 하지말고
개를 보호자 옆에서 걷게 하면 시비가 덜 걸린다.
"루즈리쉬워킹" "Loose Leash Walking"
유튜브에 찾아보면 자료 많이 나온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지만 시간이 걸릴뿐.
(나는 6개월에서 1년 반정도 걸렸다. 그리고 지금도 종종 훈련한다.)
이지리더 슬립 리드줄을 꼬아서 입히는 것
그리고 #젠틀리더 #easyleader 라는게 있다.
산책훈련할 때 조금 도움을 주는 은혜로운 장비들
더불어 평상시에도 그냥 하고 댕기면
입마개충들은 저게 입마개인지 행동교정 장비인지 구분을 못하기 때문에
입마개 인줄 알고 그냥 조용히 지나간다 ㅋㅋㅋㅋ
#일거양득 #앗싸
개가 내 옆에서 걷는것만으로도 시비는 줄어든다.
산책시 개가 느긋하게 내 옆에서 걸어간다면
사람들은 겁내하지 않는다.
느긋함이 포인트,
내 옆에서 걷더라도 목줄을 팽팽하게 잡고,
개는 헥헥거리며 언제라도 앞으로 치고나갈 것 처럼 걸으면 의미 없다.
줄은 느슨하게
개는 느긋하게
산책시 사람들의 눈을 마주치지 말고
어깨 피고 걸어라. 당당하게!
왠만한 작은개와 어린이와 꼰대는
무조건 내가 피해가는게 속 편하다.
숙이고 피해가라는게 아니라
원래 다른쪽으로 갈려고 했었던 것처럼 걸어라
그리고 당당해져라.
내 개가 문제행동이 없는 개라면
맹견 5종에 해당하는 견이 아니라면
당당하게 입마개 안해도 되는 개다.
개 보호자들이 당당해져야 한다.
개를 당당하게 키워라.
만약 문제행동이 있다면
입 싸물고 개 교육시키시길.
입마개가 답이 아니다
입마개는 개가 쉽게 벗을 수 있고
(헐티꺼도 손 잘쓰는 애들은 금방 벗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
문제행동 있는 개들과
그 개를 그냥 방치하는 보호자들 때문에
대부분의 착한 대형견들과 (여자)보호자들이 욕을 오질라게 퍼먹는 거다.
제발 쫌 교육 좀 시켜라
그리고 정말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그들을 만나면 정중하게 피해주자
개 "정말" 무서워 하는 사람들은 멀리서도 티가 난다.
개를 보고 멀리서 움칫 하면서 어쩔줄 몰라한다.
그런 이들에게 내 개는
한 없이 무서워 보이는 존재이니
피해주자.
개를 데려와서 잘 먹이고 잘 교육시키고 잘 놀아주는건
보호자의 의무라고 한다.
내 개는 나만 보고 사는 것 같다.
내가 놀아주면 행복하고
내가 주는 밥이 좋고
나랑 산책하고 공놀이하는게 삶의 낙인 것 같다.
내 개가 욕먹지 않도록.
우리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