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시작하며
INTJ. 나의 MBTI 유형이다. INTJ 자체가 드물지만 여자 INTJ는 더 드물다 (물론, 더 드문 유형도 있다). INTJ에 해당되는 키워드 중 하나는 '과학자'다. 한 편으로는 이 단어가 좋고 한 편으로는 이 단어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가 하고 있는 일과 비슷한 면이 있어서 좋을 때도 있지만 왠지 냉철하고 감수성 제로일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남편은 나와 전혀 반대의 성향을 가졌다. ENFP. 사람 좋아하고 감수성이 엄청 풍부하다. 나보다 정이 많다. 그러나 숫자에는 잼병이다. 가끔 핸드폰이나 출입문 비밀번호를 바꾸면 초반에는 비번을 잊어버리곤 한다. 그래도 둘의 공통이 있는데 시와 책을 좋아한다는 점이다.
좋은 시를 서로 낭송해 주는 시간이 참 좋다. 그런 시를 만나면 남편은 시에다 곡을 입히곤 한다. 남편은 시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사람이다. 시인들이 쓴 시를 가사로 하기도 하고 본인이 직접 가사를 쓰기도 한다. 그의 노래를 본인은 생명평화의 노래라고 부른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피어난 곳, 평화가 필요한 곳으로 신랑은 달려간다. 규모에 따라 공연비를 받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기도 한다. 수익에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그는 늘 행복하다고 한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나도 행복해진다. 화려하진 않지만 따스한 마음이 느껴진다. 시가 더 가까이 다가오고 좋아했던 시를 더 사랑하게 된다.
어느 날 나는 우연히 SNS에 올린 글을 시작으로 글 쓰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문, 이과를 나눌 때 망설임 없이 이과를 선택했고 지금도 이과 계통의 일을 하고 있다. 핑계랄까. 그래서 아주 어정쩡한 글쓰기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다. 좋은 시와 남편의 노래를 들으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 그런 글들을 남편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하나씩 펼쳐 보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