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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진원 Mar 08. 2019

"쓰앵님이 이 카페를 좋아합니다"

[경기 부천] 그라운드 스터프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예서, 서울대 의대 합격시키려면 스트레스 없는 가정환경이 뒷받침 돼줘야 합니다. 어머님” -김주영 쓰앵님-

그렇다. 우리 쓰앵님은 대학이든 뭐든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개 엄마도 마찬가지다. 반려견과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선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선택하는 엄마의 노력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비록 그 반려견이 의대는 커녕 밥만 축낼지언정 말이다.

서울 근교에 이런곳이?

금요일 오후 느즈막이 시작한 스카이캐슬 정주행은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어째서 이 드라마를 본방사수하지 못했던거지?”라며 개인적으로 참담하기 그지없는 드라마 안목을 후회하며 잠이든지 몇 시간… 몇 십 시간…

오후 4시가 지나서야 주인장을 한심하게 쳐다보는 우리 집 개 딸들의 매서운 눈초리에 눈을 뜬다. 이대로 주말 하루를 보내기엔 개 주인장으로써 염치가 없다. 동네 산책을 나가기엔 불토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도 거리는 이미 인산인해. “어디 근처에 조용한데 없나?”라며 검색을 시작한지 10분쯤 지났을까. ‘그라운드스터프’, “오잉? 서울 근교에 이런 곳이 있단 말이야?”

‘우주’네 집 거실은 이렇게 생겼을 듯

집에서 차로 20분, “집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런 장소가 있었다는 사실을 왜 몰랐을까?” 작년에 오픈했다는데, 역시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다. 그라운드 스터프는 ‘소규모 농업회사’라는 이름답게 주변 경치부터 훈내가 폭발했다. 부천에 남은 마지막 농촌마을인 대장동 근처에 위치한 만큼, 주변 환경은 할머니 댁 강원도의 유유자적한 산골 마을을 연상케 한다.

그라운드 스터프로 향하는 길이 한적한 시골길이라면, 입구부터는 부잣집 도련님이 꾸며논듯 한 넓은 정원이 펼쳐진다. 이 곳 야외 정원은 반려견에게 있어 줄에서 해방 가능한 지상 낙원이다. 곳곳에 심어져있는 나무들과 군데군데 위치한 재활용 인테리어 테이블은 SNS에 올릴 우리집 개 딸들의 사진 퀄리티를 한껏 업그레이드 시켜주기에 충분하다.

큰 하우스로 설계된 실내에 들어가면 한 눈에 보이는 중앙부 ‘커피나무 화단’은 스카이캐슬의 우주네 집을 떠올리게 한다. 의대에 가고 싶은 예서의 짝사랑 상대인 우주, 그의 엄마 수임은 아들 농사도 잘 지었는데 소탈한 성격에 검소하기까지, 게다가 정원 가꾸는 솜씨도 일품이다. 사치스러운 가구 대신, 꽃과 나무들로 단장해 인간미까지 풍기는 ‘우주’의 집 거실은 흡사 이 곳과 비슷하리라.

물론, 이곳은 진짜 스카이캐슬이 아닌 만큼, 실내 이용시 반려견은 목줄을 착용해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이 없도록하자.

제 플랜은 한 치의 오차도 없습니다

김주영 쓰앵님이 강조한 좋은 환경은 확인됐다. 하지만 우리는 스카이캐슬 입주민이 아니므로 가격이 비싸다면 다음이란 없을 것이다. 조심스럽게 가격을 물어본다. “사장님, 얼마죠?”

입장료는 1인 7천원, 반려견에 대한 요금 지불은 없다. 커피는 무제한 제공된다. “눈치보여서 한 잔 더 시킬수도 없잖아..”라고 생각한 내 눈 앞에 음료 뷔페가 모습을 드러낸다. 마시고 싶은 만큼 마음껏 먹되 단, 드립커피는 사장님의 손길을 거쳐야 한다.

“집에서 20분 거리에 이정도의 스펙을 가진 반려견 동반 카페가 있다니!!” 새삼 놀랄 정도의 스펙이다. 하지만 이 곳은 ‘커피농장’ 이라는 이름으로 나무를 판매하기도 하고, 체험학습장으로도 이용돼 어린 아이들의 방문도 잦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