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고 여린 꽃잎이 떨어진다. 우주에 부유하듯 말이다. 아니 공중에 퍼져 나간다. 꽃봉오리가 작은 꽃, 큰 꽃, 붉은 꽃, 노오란꽃 그리고 나의 마음에 꽃씨가 꽃잎이 내려 앉는다. 아주 살포시 살며시.
파도가 일렁인다. 파도에 몸을 맡겨본다 아주 가만히. 몸이 마음이 움직인다. 부드럽게. 그리고 세찬 파도는 두렵지 않다. 파도는 나를 집어삼키지 않는다. 다만 나를 끌어당길 뿐.
작은 나비가 날아오른다. 팔랑팔랑. 손을 대니 그 여린 날개로는 날지 못하고 땅으로 땅으로 그대로 내려앉는다. 별가루를 뿌리는 소리를 내며. 한참을 울었다. 나비가 꼭 나를 닮아서 나와 같아서.
늦은 가을 찾은 전시. 오래간만에 아름다운 전시회였다. 좁고 협소한 공간이라는 것과 전시장을 마치 인스타용 사진 장소로 이용하는 많은 이들로 불편함이 있었다. 전시장은 다중이용시설이다. 사유와 사색 그리고 새로운 문화와의 만남의 공간임을 잊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나 저 나비 다 죽일래. 너무 놀라 옆을 보니 10살쯤 되는 소년. 엄마는 말이 없다. 무언의 미소. 무서웠다. 자연의 소중함과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느껴야 하는 전시였건만 그 이해가 없이 전시회를 찾은 모양이다.
전시의 의도, 작품 모두 아름다웠다. (아주 일본스러운 색감, 선, 움직임, 공간ㅡ유의할 점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자칫 일본문화의, 가스 라이팅 위험 요소가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은 성숙하지 못한 전시 예절은 우리가 조금 더 생각해 보아야 할 숙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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