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eline Feb 04. 2024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에 대한 단상.

일에 대한 구분과 자세.

어제 몇 권의 책을 주문하였다. 경영과 마케팅에 대한 책 3권과 산문집 1권. 경제나 주식 등에 대한 내용은 읽기만 해도 머리가 딱딱 아프다. 실제 학부시절 교양과목 중 경영학 과목은 C+이었다. 머리에 들어오질 않는다. 나의 집중력은 그다지 나쁘지 않은 상태로 현재가지 유지하고 있다. 시간은 줄었으나 그 깊이는 여전하다. 그러나 일을 시작하고 나니 나에게 모자란 부분이 많았다. 그런 부분을 채우고 조금 더 전문적 체계를 쌓기 위해서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해야 하는 일이다. 책과 마주할 생각을 하니 도착하지 않았는데도 벌써 머리가 띵~~ 하다. 이제 나는 아트 큐레이터가 아닌 아트 디렉터로 일을 할 예정이다.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땐 감자와 함께 걷는다. 동행한 친구가 찍어 준 사진이다. 보통은 혼자 걷는 걸 선호하지만 그날은 서울서 방문한 친구 둘과 함께 걸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중 누군가의 자서전을 정리해 주는 일이 있다. 이 일은 마음에 우러나오는 일이 아니다. 그저 개인의 친분과 부탁을 수락했었기 때문에 나에게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 않아도 되는 일! 나에겐 나의 미래를 위해 지금 할 일이 많기에 이러한 일에 나의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솔직히 아깝다. 한 달가량을 꼬박 매달려야 한다. 4월에 하노이에서 기획전시회가 있다. 내가 기획한 첫 번째 해외 기획전시회이다. 나는 나의 일에 완전히 집중해 성공적으로 전시회를 마치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그의 자서전 글을 정리해야 하는 일은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하는 일도 아니다. 나의 시간을 허비하고 재능기부일 뿐이다. 아무래도 이번만큼은 완전히 이기적이어야 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오늘 화가님에게 전화를 할 예정이다. 자서전 정리를 할 시간이 없다고.

감자가 유일하게 놀아주는 이쁜 가을이. 나를 보자 빨아다기 시작! 보고싶었어요 이모~~^^


일이란 하고 싶지 않아도 주어진 해야 하는 일을 해야만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번 상황은 순전히 나의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기에 일에 대한 대의명분을 떠나 확실한 구분의 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내게는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 눈앞에 있다. 현재 정상에 오르기도 가뿐 숨을 몰아 새면서 헛 눈길을 하다 보면 주어진 시간 동안 나는 산의 정상에 오를 수 없다. 시간을 잘 분배하면 분명해 낼 수 있기는 하나, 나란 사람은 나만의 루틴과 환경을 만들어야만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이다. 내가 말하는 산의 정상이란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설정해 두어 놓은 그 정점에 다다르기를 바라는 마음을 의미한다.

함께 걷는다. 동행.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하시고 여러 책임을 맡고 계신 화가님의 전시회 개막식에 다녀왔다. 집으로 돌아온 내게 화가님께서 나에게 전화를 하셔서 이런 말을 하셨다. "선생님. 선생님이 작성하신 계획서와 모든 자료 잘 읽어 봤습니다. 그런데 너무 완벽하게 일하려 하지 마세요. 사람이 허점도 보이고 빈 공간이 있어야 숨을 쉴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 적당히 그렇게만 하세요. 관계도 마찬가지예요. 히히 헤헤~도 해야 다가가기 쉽지 않겠어요.",  " 작가님 저 오늘 미친 사람처럼 히히 헤헤~하고 온갖 주접 다 떨었는데요."라고 말하자 "아니요. 더 망가지셔도 됩니다. 어때요? 나도 이 나이가 되니 그냥 히히 헤헤~ 그렇게 살아가니 마음이 많이 편해졌답니다.", "작가님 걱정 감사드려요. 그런데 사람이란 게 몸에 베인 습관과 생각 같은 게 있어 쉽지가 않아요." 통화를 마친 후 다시 생각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일부러 그러한 행동을 하는 것과 마음에서 자연스러운 행동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갖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나의 '색-아우라'를 잃고 싶지 않다. 그러나 조금은 더 여유로워지려 노력할 것이다. 그 자연스러움이 몸과 표정에서 나올 때가 되는 순간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말이다.

나를 보자 헤벌쭉이 된 귀한 내 사랑. 사진찍자니 뒤도 안돌아 본다. 이론 새침떼기 공주를 봤나.
나의 아빠의 성화에 미욤한 감자. 샵에서 보내 준 사진 속 화가 잔뜩난 감자는 사랑스럽다. 웃겨~~♡

2024년이란 시간 속에는 내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이 몇 가지 있다. 그 시간 속에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그 두 가지를 잘 해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집중'이다.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는 감정을 빼야 한다. 그래야만 실수를 줄이고 대안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고라는 것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  그러나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즐겁게 일하고 싶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앞으로 일을 할 예정이다. 글을 쓰며 집에 도착할 책들을 읽어야 하는 일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에 모두 필요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서두와는 다르게 말이다. 이것은 단순히 읽어내리는 수필집이나 산문집이 아니라 공부를 해야 하는 글이기 때문이다. 오랜 전이지만 C+의 악몽을 뒤로하고 필요에 의한 것이지만 뒤늦게 공부를 해 보려 한다. 으악~~~



https://youtu.be/X8vul_onPIc?si=sCisbsshJ7JpbhhX

Airr/You are the one.


매거진의 이전글 태풍이 찾아온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