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이 다시 재밌어졌다

데어데블 본 어게인 시즌1 리뷰

by 짱고아빠

<어벤져스 둠스데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데이>의 개봉을 앞두고 마블이 드글드글하다.

간만에 마블뽕이 차올라 뭘 봐야 하나 하다 하도 띵작이라 추천해 처음으로 <데어데블>시리즈를 접했다.

그런데.. 이거 재밌다!


<데어데블 본 어게인 시즌1>은 뉴욕을 배경으로, 변호사 맷 머독이 다시 한번 ‘법과 주먹’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여전히 도시를 장악하려는 킹핀 윌슨 피스크가 있다.(킹핀을 스파이더맨의 빌런으로 알고 있었는데 데어데블의 숙적이다)


이 시리즈가 올드팬들에게 난리 난 이유는 이전 넷플릭스 시리즈의 주요 인물들이 거의 그대로 캐스팅됐다는 점이다.

찰리 콕스의 맷 머독, 빈센트 도노프리오의 킹핀은 물론, 세계관의 결 자체가 이어지면서 올드팬들에게는 확실한 보상이 나 같은 데어데블 뉴비들에게도 옛것을 찾아볼 이유가 된다.


여기에 마블에 잘 없는 19금 액션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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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어데블은 왜 ‘어벤져스’가 아닌가


그런데 왜 데어데블은 어벤져스에 나오지 않는가.


데어데블은 칼에 맞으면 피를 흘리고 총에 맞으면 죽는다.

그는 세계를 구하는 히어로가 아니라, 동네를 지키는 히어로이며 혈청 같은 거 구경도 못 해본 장애인 히어로다.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가 외계 침공이나 국제적 위협을 상대한다면, 맷 머독은 법정과 골목 사이에서 싸운다.


그런데 이게 어벤져스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그의 싸움은 더 작고, 더 현실적이며, 더 지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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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게 데어데블의 매력이다.


어벤져스가 ‘영웅 서사’라면, 어쩌면 데어데블은 ‘생존 서사’에 가깝다.

뭐 어쨌거나 데어데블이 외계인과 싸우지는 않겠지만 MCU 안에서 간간히 모습을 드러내주는 것만으로도 반가울 것 같다.



시즌1을 꼭 봐야 하는 이유


난 어벤져스말고 아무도 모른다고 할지라도 데어데블은 볼만한 시리즈다.


첫 번째는 캐릭터 중심의 서사와 이를 끌어내는 긴장감이 미쳤다.

시리즈의 첫 장면부터 데어데블과 킹핀이 대립점에 서 있는 이들이라는 건 알게 되는데, 두 인물을 교차하는 편집이 압권이다.

각자의 세계에서 그들은 비슷한 고민을 하며 대립한다.

시리즈를 통틀어 맷과 피스크가 마주하는 장면이 두 번 나오는데 연기력 만렙인 이들의 조우는 웬만한 액션보다 더 강한 몰입을 만든다.


두 번째는 MCU 안에서 드물게 유지된 현실성이다.

마블에는 어김없이 초능력이 등장하지만, 이야기는 여전히 법과 제도 안에서 움직인다.

(물론 미즈마블과 그의 아버지가 깨알처럼 등장하긴 한다. 난 마블의 이런 유머가 너무 좋다.)

물론 맷과 킹핀의 힘은 보통 사람을 능가하긴 하지만 뭐 그래도 그들은 할법한 고민을 하고, 할법한 전투를 한다.


다음 스파이더맨에 등장하는 것으로 예고된 퍼니셔의 서사도 이 시리즈를 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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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U 안에서 살아남은 넷플릭스 감성


시즌2를 보기 위해 시즌1을 펼쳤는데 아직 마감되지 않은 시즌2을 열기 전에 넷플릭스로 넘어가 처음부터 데어데블을 만나는 이가 비단 나뿐은 아닐 것 같다.

그리고 넷플을 보며 새삼 놀라운 점은 이 시리즈는 마블이 세팅되기 전 제 각각이었던 시절, 넷플 데어데블만의 거친 질감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는 거다.


보통 MCU에 편입되면 톤이 밝아지거나 액션이 정제되는 경우가 많은데, 데어데블은 오히려 반대의 전략을 택한다.

더 어둡고, 더 현실적이고, 더 직접적이다.

클래식하다 말고는 좀 표현하기 어려운 감성이다.




킹핀, 그리고 정치라는 새로운 전장


이번 시즌에서 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킹핀의 위치다.

그는 더 이상 단순한 범죄 보스가 아닌 뉴욕 시장의 위치에 있다.


자경단인 변호사와 조직 두목인 뉴욕시장.

뉴욕 경찰을 자신의 군대로 부리는 시장과 혈혈단신의 변호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대립한다.


하물며 극의 메인빌런인 뮤즈를 상대할때도 자경단으로의 데어데블과 뉴욕시장으로의 킹핀도 경쟁적으로 그려진다.

데어데블의 정의가 하물며 킹핀을 암살에서 구해냈음에도 둘은 서로에 대한 긴장을 풀지 않고 더 몰아부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계엄령으로 뉴욕 전체를 집어삼킨 괴물 앞에 그에게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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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위에 가슴을 웅장하게 하는 이들이 모여 어떤 이야기를 새로 시작할지 설레기까지 한다.



히어로물이 넘쳐나는 시대에,

여전히 자기 색깔을 유지하는 몇 안 되는 시리즈.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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