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게 불편했던 영화 <캣츠>리뷰
언캐니 밸리의 향연
넷플릭스에 영화 '캣츠'가 새로 등록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소식을 듣자하니 나의 캣츠 관람기가
스멀스멀 떠올라 글을 적게 됐다.
왜냐하면 난 그당시 캣츠를 영화관에서 봤던 사람으로서
영화를 온전히, 온몸으로 느꼈었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경험이었다.)
영화가 끝난 후 나의 심정이 담긴 사진 때는 바야흐로 올해 초 겨울,
뮤지컬이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나는 영화에 대한 꽤나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개봉 직후 들려오는 평들이 만만치 않았다.
난 영화 '클레멘타인' 왓챠 댓글이 제일 웃긴 줄 알았는데
미국분들도 범상치 않은 실력을 지니셨군요 허허
몰론 훨씬 직설적이지만,,
어쨌든 영화평은 상당히 비참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CAT-astrophe(대재앙) 이라는 평...
뇌리에 박혀서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와 밖에서 밥을 먹고 시간이 남아서
뭘 할지 고민하던 중
친구가 조심스레 '캣츠 볼래...?' 라고 제안을 했고
나는 왠지 모를 오기가 생겨 '영화가 대체 어떻길래..'
라는 심정으로 영화관으로 향하게 됐다.
영화에 대한 본격 리뷰에 앞서,
캣츠에 대한, 알아두면 좋거나 재밌을 사전 정보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About Cats>
1. 원작
캣츠는 동명의 뮤지컬이 원작인건 이미 유명하다.
뮤지컬 자체가 세계 4대 뮤지컬에 꼽히는 대작이기 때문에
다들 기대치가 더욱 높았을 터...
뮤지컬은 세계적인 대문호 T.S. 엘리엇의 시집인
'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
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2. 톰 후퍼
이 영화의 감독은 톰 후퍼이다.
톰 후퍼가 누구냐면...이전 필모가 그 유명한
킹스스피치, 레미제라블, 그리고 대니쉬걸이다
전작들과 '캣츠' 의 평을 비교하고 있자면,
같은 감독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3. 테일러 스위프트
이 영화에 테일러 스위프트가 출연한다고 해서
큰 화제가 되었었는데
그녀의 분량은 10분도 안된다.
영화관에서 졸면서 본 나는 결국 그녀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줄거리>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젤리클 고양이들은 1년에 한번 젤리클 축제를 열어
이 축제에서는 한마리의 고양이가 선택을 받아 천국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천국에 간 고양이는 다시 태어나 새로운 삶을 얻게 된다.
천국행 티켓을 얻기 위해
각자의 개성을 지닌 고양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다시 태어나기 위한 기회를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어필을 한다.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고양이를 선택하는건
바로 현명한 우두머리 고양이인 올드 듀터로노미이다.
그(그녀)는 온화한 심성과 헤아릴 수 없는 지혜로
모든 고양이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고양이이다.
그(그녀)는 모든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중,
악당 고양이인 맥캐버티에 의해 납치되어 위험에 빠진다.
하지만 마법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플리스의 활약으로 다행히 안전하게 돌아온다.
올드 듀터로노미의 복귀 후, 이제 천국에 갈 고양이를 선택하는 일이 남았다.
이때, 무리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고양이인 그리자벨라가 등장한다.
과거엔 그 누구보다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추한 모습으로 모두에게 외면받는 그녀는
간절한 마음으로 명곡 'memory'를 부르며 눈부셨던 과거를 그리워한다.
잔뜩 경계하던 고양이들도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움직인다.
그리고 올드 듀터로노미 역시 그리자벨라를 선택한다.
그렇게 그리자벨라는 천국으로 승천하게 되고
고양이들의 밤은 무르익는다.
<후기>
영화관에서 본 당시의 기억을 되짚자면,
우선 쏟아지는 악평을 감안하고 가서인지
생각보다 그렇게 참담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좋았던 부분을 찾기엔 힘들었다...
우선 가장 안타까웠던 세가지 요인을 꼽자면
1. 괴랄한 cg
가장 큰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
cg가 이상했다. 아니, 기괴했다.
얼굴과 손은 사람이고 몸은 고양이다
굉장히 괴랄한 비주얼인데
이들이 잡아먹는 생쥐랑 바퀴벌레도 얼굴이 사람이다..
아예 뮤지컬처럼 분장만 했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을텐데, 사람과 고양이의 끔찍한 혼종이 탄생했다.
그리고 나름 꼬리로도 디테일을 표현하는데
꿈틀거리는게 그냥 뱀같고 징그러웠다.
언캐니 밸리의 연속이었다.
이런 류를 잘 못보는 사람으로서,
영화를 보는 내내 좀..불편했다
2. 댄스
댄스 부분 역시 상당히 아쉬웠다.
캣츠는 댄스뮤지컬인만큼 고난도 안무와
군무가 포인트이다.
실제 뮤지컬에서는 7분에 가까운 군무 넘버가 있을만큼,
화려한 움직임들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군무장면에서 원샷 위주의 촬영구도를 잡는다거나,
원작 뮤지컬에 비해 안무의 특성이 대폭 생략된 느낌이어서
댄스 뮤지컬만의 스펙터클 효과를 느낄 수 없었다,
또한 기존의 안무는 고양이의 유연한 움직임을 발레를 기반으로 하는데
영화는 뭔가 모든 움직임조차 cg로 느껴진다.
(cg 공포증이 생길 정도였다)
친구가 '배우의 움직임을 cg가 쫓아가지 못해서 그런게 아닐까?' 라는 그럴싸한 추측을 내놓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맞는 것 같다.
열심히 일해놓고 엄청 욕먹는걸 보면
이 영화의 cg팀이 참 속상할 것 같다
3. 원작의 한계
뮤지컬은 옴니버스 식이다.
따라서 고양이들의 이야기들이 독립적으로 등장하는데,
(사실 그런 점에서 뮤지컬 원작도 호불호가 갈린다)
이것이 뮤지컬에서는 가지각색의 무대 연출이나
현장감을 살린 화려한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상쇄가 되지만
영화는 그런 장점을 살릴 수가 없기에
특별한 서사가 없이 이야기가 끊기는 느낌이 크다.
차가운 비평 후에 말하긴 좀 겸연쩍긴 하지만
그럼에도 좋은 점들은 있다.
우선 그간의 세월이 증명해주는 명곡들이 돋보이고
특히 제니퍼 허드슨의 '메모리'는 그녀의 가창력을 빛낸다.
또한 영화인지라 공간의 제약이 없기에
다채로운 배경이나 다양한 카메라 앵글이 주는 효과 역시 분명히 존재했다.
어쨌든 넷플릭스에서는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기에,정말 궁금하다면 한번쯤 킬링타임으로 보는것도 추천한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나같은 경우 고양이랑 심리적 거리감이 생겼기 때문에(비위가 약한 편이다)
고양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더 고민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