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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노 UX Jan 24. 2021

뱅크샐러드와 토스의 차이

고객이 원하는 것 vs  보여주고 싶은 것


오랜만에 뱅크샐러드 앱을 업데이트 해보니 앱 아이콘이 바뀌었습니다.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핀테크 회사 '레이니스트'가 사명을 '주식회사 뱅크샐러드' 로 변경하고, 동시에 CI와 앱 아이콘도 변경했다고 합니다. 앱 안의 서비스도 예전과 다르게 이것저것 많이 추가된 모습이네요.


뱅크샐러드의 새로운 CI


그런데, 서비스를 사용하다보니 경쟁 서비스인 토스 대비 앱 사용성이나 콘텐츠 구성면에서 불편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리고 뱅크샐러드 만의 서비스 정체성도 느끼기 힘들었고요.


실제로 앱 운영 성과면에서 토스와 큰 차이가 나고 있죠( 토스 MAU : 약 1,300만명 / 뱅크 샐러드 MAU : 약 170만명, 2020년 하반기 기준). 어떤 이유 때문에 뱅크샐러드를 사용하면서 계속 불편함을 느꼈던 건지, 토스와 비교했을때 무엇이 문제인지를 'UI/UX'와 '콘텐츠' 라는 측면에서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이것저것 다 보여주려다, 이도 저도 아니게 되버린  

                                                                                  


우선, 뱅크샐러드 UI의 특징은 모든 메뉴를 모아서 볼 수 있는 '전체메뉴' 가 없다는 점입니다. '전체메뉴' 를 없애고, 가계부 등 주요 서비스를 모두 홈 화면의 탭으로 꺼내놨습니다. 왼쪽으로 스와이프해서 메뉴를 이동하는 구조입니다.


언뜻 보면, 좀 특이해보이는 것도 같고 이런저런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데.. 사용하다보면 몇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① 10개나 되는 서비스를 언제 다 넘겨보고 있을까요? 


 얼마전 새로 추가된 '사업'이라는 서비스 탭으로 이동하려면 9번을 스와이프해서 넘겨야 합니다. 직접 터치해서 이동할 수도 있기는 한데, 화면 최상단에 위치해 있어 한손으로 누르기가 어렵습니다.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눈에 잘띄게 하고 많이 써보게 하는게 중요할텐데.. 맨~뒤에 밀려나 있으니 서비스가 있는지도 모르고, 새 메뉴로 이동하기에도 불편하지 않을까요?  



물론, 탭 편집기능을 통해서 순서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만... 특정 메뉴를 특히 좋아하고 많이 쓰는 고객이 아니고서야 편집기능을 찾아보지 않을거고, 그냥 있는대로 쓰는 경우가 많을겁니다.


그리고 순서를 변경하러 들어가는 순간, 10개 되는 메뉴의 순서를 정해줘야 하는.. 굳이 안해도 되는 복잡한 결정을 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내가 쓸 메뉴만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이건 굉장히 공급자 중심적인 생각인게, 저 메뉴들을 전부 쓰지 않을건데 메뉴 순서를 유저가 고민해서 정해줘야 하는거죠. 그리고 메뉴 순서를 변경해서 굳이 뒤에 있는 메뉴를 앞으로 꺼낸다는 건, 결국 앞에 있는 몇개 메뉴만 쓰고 뒤에있는 건 잘 안쓴다는 말인데.. 굳이 이럴거면 10개나 되는 메뉴를 전부 홈화면에 꺼내놓을 필요가 있을까요?? 



그럼, 토스의 경우는 어떨까요? 토스는 유저들이 토스 앱을 왜 많이 찾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고 그부분을 놓치지 않습니다. 


메인화면만 봐도 수 있죠.  토스 앱에서 가장 많이 쓰는 기능 중 하나인 '신용점수 조회' 와 '송금' 기능을 메인화면에 넣는 구성을 지금까지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새로운 기능이 나오면 ? 이런 주목도 높은 영역에 일정기간 광고를 넣는 적은 있지만요.


토스에는 뱅크샐러드보다 훨씬 많은 수많은 서비스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이 토스앱을 자주 찾는 가장 큰 이유, 본질(계좌조회, 빠른 이체, 신용조회) 을 알고 그 기대에 벗어나지 않는거죠. 



대신 메인화면에서 새로운 기능이 나왔다는걸 홍보하고   마음에 들면 전체메뉴로 가서 찾아보고 쓰게 하는 식입니다. 최근 썼던 메뉴 / 자주 쓰는 메뉴 / 추천 / 신규 등으로 구분을 해놨기 때문에, 메뉴가 엄청나게 많지만 원하는걸 찾기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② 의미없는 탭바 메뉴 


예전에는 하단에 '재테크' 라는 메뉴가 있었는데, 이 메뉴를 전부 홈화면 상단으로 올려버리다 보니..하단 탭바에 넣을만한 것을 찾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보여줄게 아직 없는 메뉴를 끼워맞춰 넣은것 같거든요.



우선, 오른쪽에서 2번째 탭에는 '새소식' 이 있습니다. 그런데.. 들어가보니 기존 서비스 중단 안내와, 새로운 서비스가 1월 중순경 시작된다는 예고 공지만 있네요.


처음 공지가 올라온게 2020년 12월1일이고, 새로운 공지사항이 올라오기까지 한달반 이상동안 아무 없데이트가 없었다는 겁니다. 메뉴 이름이 '새소식' 인데,  가장 새소식과 거리가 먼 메뉴가 된 셈이죠. 



또 하나 주목할점은, 'MY 메뉴' 를 탭바에 넣어놨다는 겁니다. 금융앱에서는 잘 못봤던 구성인데요,  보통 'MY 메뉴' 라고 하면 개인 활동 정보를 모아서 볼 수 있다던지, 나를 위한 추천 정보같은걸 기대하는데.. 뱅크샐러드에서는 '데이터 연동', '해외여행자보험 ON-OFF' 두개 기능이 전부입니다.


앱을 처음 써보는 유저야 처음 '자산' 화면에서 데이터 연동을 자연스럽게 시도하게 될테고.. 기존 유저라면 보통은 쓰던 계좌를 계속 쓰니까 계좌/카드 추가할 일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정도 기능은 설정 메뉴 정도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죠.


그리고, 코로나 사태로 해외여행 가는 경우는 거의 없을테니까.. '해외 여행자보험' 도 쓸일이 많이 없을것 같습니다. 'MY 메뉴' 에서 할 수 있는게 이게 전부인데 굳이 탭바에까지 넣어놓을 필요가 있을까요?



보통 'MY 메뉴' 라고 하면 위 화면과 같이 내가 앱 안에서 했던 활동을 모아서 볼 수 있다던지, 개인화된 정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뱅크샐러드 MY 메뉴에서는 별로 할 수 있는게 없다보니, 이 역시 유저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메뉴가 제공되고, 앱이 미완성되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겁니다.     


유사한 주제의 정보가 한개 화면 내 다른 위치에 중복 


유사한 주제의 콘텐츠가 한개 화면에 중복되어 나오다 보니 집중해야 할 포인트를 놓치게 되고 산만한 느낌을 줍니다.



예를 들어 '보험 추천' 메뉴를 보면 상단에 '병원비 내역' 을 확인하고 실비 보험 가입에 연결되는 콘텐츠가 있는데, 가운데 화면 '키워드별 추천 보험' 에서도 실비보험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결국, 실비 보험 가입하고 병원비 아끼라는 동일한 메시지의 콘텐츠입니다.


 그런데 위에서 병원비 내역 확인하고 실비보험 확인한 고객에게, 키워드별 추천보험이 또 필요할까요?



또, '이동할 때' 키워드를 통해 운전자보험을 추천하는데, 화면 하단 광고에서도 '운전자 보험'을 광고하고 있습니다. 벵크샐러드 화면 안에서, 서로 실적유치를 위해 경쟁하는 영업사원들이 여럿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반면에 토스는 한개 화면에 한가지 Theme의 콘텐츠만 제공합니다. '병원비 돌려받기', '보험 가입하기' 등 목적에 따라 페이지가 구분되어 있는 거죠. 실비 보험 찾을만한 고객은  '병원비 돌려받기' 로 보내고, 보험 가입할 고객은 '보험 가입하기' 메뉴로 들어가게끔 합니다.


 커머스 서비스 같이 가볍게 휙 둘러볼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라, 금융같은 '고관여 서비스' 에서는 이렇게 목적에 맞게 해당하는 콘텐츠만 제공해주는 구성이 맞다고 봅니다.   



큰 효용없이 나열된 콘텐츠들


너무 많은 메뉴를 꺼내놔서 좀 불편하다고 해도, 콘텐츠가 좋으면 참을 만 할텐데.. 뱅크샐러드는 한번 써보면 다시 들어올 필요가 없는 서비스들이 많습니다.


① 건강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보험을 추천해주는 서비스입니다. 필요할것 같긴 한데요.. 문제는 한번 확인하고 나서는 다시 들어올 일이 없습니다. 건강검진은 보통 1~2년에 한번씩 하는데, 이 서비스의 재방문 주기는 1년이 되는걸까요..? 상단 탭바의 3번째에 위치한 주목도 높은 메뉴인데 말이죠.



② 정부지원금 추천

현재 받을 수 있는 복지자금을 선별해서 보여주는 기능인데.. 눌러보면 '복지로'라는 공공 웹페이지로 이동시키는게 전부입니다. 한눈에 봐도 눌러보기 싫게 생겼죠.  실제로 조건 검색을 해봐도 잘 되지도 않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뱅크샐러드가 아닌 정부 페이지 이지만.. 어쨌든 뱅크샐러드 앱을 통해 연결된 페이지라면, 여기에서의 경험도 곧 뱅크샐러드를 통한 고객경험이라고 느껴진다는게 문제입니다. 정부 페이지 특유의 조악스러운 화면을 경험하고 나서는, 다시는 이 메뉴를 눌러보지 않게 됐습니다.



반면에 토스는 어떨까요? 우선 현재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이 얼마일지 부터 보여줘서, 뭔가 궁금하게 만듭니다. 알아보고 싶게 만드는 거죠. 


그리고 앱 내에서 지원금 신청 연결까지 할 수 없다면, 차라리 토스 앱 안에서 중요한 정보만 추려서 보여주는 선택을 했습니다. 작은 메뉴일지라도, 통일된 고객경험을 중시하는 토스다운 선택입니다.


토스 앱 안에서 정보를 보여주는걸 택했다


③ 통신(요금제 조회)


'통신' 메뉴를 통해서 조건별 통신요금제를 조회하고 가입신청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뱅크샐러드 앱 안에서 가입하면 특별한 혜택이 있는것도 아닌데다가, 대부분 핸드폰 살 때 싸게 사려고 특정 요금제에 가입하거나 아니면 약정이 걸려있거나 하는 고객들이 많을텐데.. 이 안에서 요금제 검색해서 가입하러 갈 고객이 얼마나 될까요?



반면에 토스는 고객들이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를 파악해서 누구보다 빠르게 그걸 구현해 내는데 강점이 있는 서비스입니다. 예전 재난지원금 서비스가 그랬고, 최근 카드포인트 조회 서비스가 화제가 되니까 그걸 그새 구현해 놓았습니다. 뉴스 나오는거 본적은 있는데 직접 알아보기 어렵거나 귀찮았던 고객들이 이런 서비스들을 본다면, 누구나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죠.   




고객이 원하는 것 VS 보여주고 싶은 것     


뱅크샐러드와 토스의 가장 큰 차이는, '고객 경험'과 '보여주고 싶은 것' 중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었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뱅크샐러드는 '데이터 전문 기업', '데이터 플랫폼' 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려고 시도하다가 이도저도 아닌 서비스가 되어버린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생활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야" 라는걸 너무 보여주고 싶었다는 느낌이랄까요?  지금의 UX를 유지하기에는 아직 뭔가를 제대로 보여줄 것이 없는 데 말이죠.  솔직히 지금의 뱅크샐러드 앱은 금융앱인지, 생활 서비스 앱인지, 어떤 정체성의 앱인지 잘 느껴지지가 않았습니다.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건.. 결국 많은 고객기반일거고, 그러기 위해 '고객들이 좋아하고 원하는것에 가장 집중해야 한다' 는 기본적인 전략을 얼마나 일관되게 고수했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지금의 토스와 뱅크샐러드의 차이를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것은 '고객'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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