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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노 UX Apr 19. 2021

공공배달앱, 정말 배달음식 주권회복이 가능할까?


'공공배달앱' 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소상공인들의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낮춰주고, "배달음식 주권회복"을 하겠다며 정부 주도로 구축한 음식배달 플랫폼입니다.


전국 지자체별로 앱이 구축되었거나 구축될 예정인데, 서울시에서는 자체 구축보다는 여러 민간업체와 제휴를 맺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래서 서울시 공공배달앱도 종류가 여러가지인데, 그 중에서 저는 가장 다운로드수가 많다고 하는 [띵동] 이라는 서비스를 사용해보았습니다.


기사만 봤지 사용해볼 생각은 못해봤었는데,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계속 광고가 나오더라구요. "배달음식 주권회복" 을 열심히 외치고 있는데, 정말 공공서비스로 가능할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서비스 사용성은 어떨까?  

-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법입니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라는 속담이 있죠? 보기에 입맛이 당겨야 먹기에도 좋은 법입니다.


공공서비스, 특히 음식을 다루는 배달앱 서비스의 경우에는 더욱 이 속담의 교훈을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후발주자 인데다, 왠지 공공앱이라고 하면 가지게 되는 편견이 있죠. 왠지 불편할것 같고, 조악한 디자인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그래서 공공배달앱은 앱 디자인과 사용성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사용해본 [띵동] 서비스는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운점이 많았습니다.


- 전반적인 UI는 [쿠팡 이츠]와 매우 유사, 디테일은 글쎄..?  



[띵동] 서비스의 화면 구성은 쿠팡이츠와 매우 유사합니다.


우선, 상단의 주소 입력 → 광고 배너 → 음식 카테고리 선택 → 추천 맛집 목록 으로 이어지는 메인화면의 콘텐츠 구성이 같아요. 심지어 하단 탭바를 보면, 이름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홈 → 검색(띵동은 미제공) → 다골목록(즐겨찾기) → 주문내역 → 마이페이지(My이츠)의 순서도 똑같죠.  



상세 페이지 구성도 매우 유사한데, 예를 들어 '주문 내역' 페이지를 보면  [지난 주문내역] 과 [준비중] 페이지를 탭으로 구성해놓은 구조가 유사합니다.


하지만, 디테일한 사용성을 보면 어떨까요?


1) 이미지



우선 매장 소개 사진의 퀄리티가 매우 떨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규격에 맞지 않는 이미지 사용으로 이미지가 잘려 보이는 초보적인 실수도 보입니다.


상단 이미지의 3/3 이라는 숫자를 보면 마치 이미지가 3장이 있는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전 화면의 이미지를 그대로 통째로 그대로 가져와서 보이는 화면입니다. (...)  



그리고, 음식 사진을 최대한 맛있게 보여줘서 주문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할텐데,  "지역상품권"이 상당부분을 가리고 있어서 시선이 그쪽에 먼저 집중됩니다. 이 앱이 지역상품권 앱인가? 싶을 정도인데, 이렇다보니 지역상품권이 없으면 왠지 주문하면 안될것 같은 느낌까지 들 정도죠.



2) 필요한 정보를, 보기쉽게 제공



매장 상세페이지에서도 정보 제공의 우선순위가 아쉽습니다. 배달음식점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이 뭔가요? 바로 '별점' 과 '리뷰'입니다. 하지만, [띵동] 서비스는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정보가 '배달비' 와 '최소주문금액' 입니다. 주문하는 사람이 꼭 알아야할 정보이긴 하지만, 썩 기분좋은 정보는 아니죠. 굳이 필요없어 보이는 '공유하기' 버튼까지 중앙에 위치해 있고요.  


반면에, 쿠팡이츠를 볼까요? 화면 상단 '매장 이름' 영역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자연스럽게 별점과 리뷰가 몇개인지부터 보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 유저들의 리뷰들을 함께 보여주고 있죠.  


쿠팡이츠 역시 '배달비'와 '최소주문금액'을 보여주고 있지만, 우선 별점과 리뷰를 보고 "이집 정말 맛있는 집인가보다" 하고 확인했기 때문에 받아들여지는 거부감의 정도가 다르겠죠.



3) 서비스 이용 flow를 고려한 정보 배치   



[띵동]의 상세 메뉴페이지를 보면, 우선 '추가선택' 사항부터 체크하게 합니다. 하지만 보통 식당에서 주문할 때도 "몇인분" 인지를 먼저 얘기하지 않나요? 더 자주, 중요하게 확인해야 하는 '수량' 정보가 가장 하단에 위치해 있습니다.  수량을 변경하려면, 굳이 저 추가선택 사항들을 스크롤 해서 넘겨야만 합니다.


하지만, 쿠팡이츠를 볼까요 ? '가격' 과 '수량' 정보를 먼저 보여주고 있습니다. 별다른 추가선택이 없는 사용자는, 식당에서 처럼 "몇인분 주세요" 주문만 하고 바로 → 카트에 담으면 됩니다. 불필요한 행동을 줄일 수 있는거죠.  



4) 이해하기 쉬운 언어 사용  



위 팝업을 봤을 때, '닫기' 라는 버튼명이 어떤걸 의미하는거 같나요? "앱을 닫는다는 건지?", "팝업창을 닫는다는건지?" 헷갈리지 않나요? 물론 관습적으로 오른쪽에 '확인' 버튼이 많으니 그대로 누르기는 했지만, 차라리 '확인' 이라고 하면 더 명확할 것 같습니다.



위 팝업은, 주문내역을 최종 확인한 뒤에 '뒤로가기' 버튼을 눌렀을 때의 팝업입니다. 페이지를 이탈해서 이전 페이지로 돌아가는 건 다양한 이유가 있겠죠. 다른 곳에서 주문을 하는 걸 수도 있고, 수량이나 메뉴를 변경하려는 것일수도 있고요.. 그런데 굳이 "다음에 다시 주문하시겠습니까?" 하고 물어볼 필요가 있을까요? 


위 메시지는 왠지 다음에 앱에 접속했을 때, 다시 결제페이지로 올것만 같은 느낌을 주죠. 그냥 이전 페이지로 이동하거나, "주문을 취소하시겠습니까?" 정도로 물어보는게 무난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시의 공공배달앱인 [띵동] 서비스를 앱 사용성 측면에서 분석해봤습니다. 상당부분 '쿠팡이츠'를 벤치마킹 한 것 같지만, 디테일한 사용성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적시에 잘 보여주고 있는가?", "서비스 이용 목적(최종 결과)을 원활하게 달성할 수 있도록 해주는가?" 라는 관점에서 조금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나하나 보면 사소한 디테일인것 같지만, 그런 디테일이 쌓였을 때 "왠지 모르게 쉽고 편안한" 좋은 사용성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할인혜택 있을 때만 반짝 떠오르는 서비스가 되지 않기 위해서, 사용성 측면에서도 메이저 배달앱에 못지 않은 좋은 서비스로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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