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JW NOTE입니다. 뜨거웠던 지난 여름, ‘나만의 생각이 담긴 글을 써보자’ 고 다짐하며 첫 글을 올렸던 기억이 아련합니다. 어느덧 계절이 세 번 바뀌어 열 번째 글을 채웠고, 이제 마지막 페이지에 왔습니다. 9편까지는 HR에 대한 제 생각을 이야기했다면, 마지막 10편은 그동안 제가 직접 겪고 느낀 진짜 속마음을 편하게 꺼내 보려 합니다.
사실 연재 과정이 늘 즐겁기만 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의욕 넘치게 시작했지만,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난 10월 쯤 에는 아무것도 쓰지 못하는 시기도 있었습니다. '내가 하는 이야기가 정말 도움이 될까?', '현장의 치열함을 글로 다 옮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커서만 깜빡이고 있었죠. 하지만 그 멈춤의 시간 덕분에 제가 왜 HR을 계속하고 싶은지 진심을 다시 확인하게 됐습니다. 그런 고비들을 잘 넘기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번 마지막 회고에서는 그동안의 변화 속 과정의 내용을 여러분과 나눠보겠습니다.
올해 제 마음속에 가장 크게 남은 감정은 ‘안타까움’이었습니다. HR 담당자로서 가장 힘든 건 일이 많을 때가 아니에요. 리더십이 흔들려 어렵게 쌓아온 조직 문화에 균열이 생기는 걸 볼 때, 그리고 그 빈자리 때문에 구성원들이 실망하는 걸 지켜볼 때 정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조직의 중심이 흔들리면 그 상처가 생각보다 깊고 아프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마다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결국 ‘사람’이었습니다. 우리 팀에 정말 잘 맞는 사람을 찾으려고 집요하게 고민하고, 한 명 한 명 만날 때마다 이 사람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치열하게 생각했습니다. 때로는 조직 전체를 위해 냉정하게 마음을 먹어야 하는 순간도 있었죠. 하지만 그 모든 단호한 모습들은, 결국 좋은 동료들을 끝까지 지키고 싶다는 간절함 때문이었습니다. HR은 그저 웃으며 응원만 하는 곳이 아니라, 좋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건강한 땅을 만들기 위해 누구보다 단단해져야 하는 곳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낀 한 해였습니다.
글을 시작하며 제가 가장 강조했던 건 ‘다름의 인정’이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습니다. 치열한 현장 속에서 제가 말하는 ‘다름의 존중’이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처럼 들리지는 않을까 계속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더군요. 남들의 다름을 인정하기 전에, 내 관점이 틀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고 소통하면서 소중한 답을 얻었습니다. 제가 지켜온 가치들이 틀린 게 아니었다는 확신입니다. 세상에 정해진 하나의 정답은 없고, 조직마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다름’이 있을 뿐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때로는 제 생각이 팀의 흐름과 달라 외로울 때도 있었지만, 그 다름이 오히려 조직에 꼭 필요한 자극이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누군가를 설득하고 변화시키는 힘은 ‘내 말이 맞다’고 우기는 게 아니라, ‘우리는 서로 다르다’는 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나온다는 걸 이제는 확신합니다. 여전히 다름을 먼저 인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 열린 마음이 저를 HR 담당자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더 크게 키우는 가장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를 돌아보며 가장 감사한 것은 제가 혼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칼럼을 연재하며 제 가치관을 단단하게 다질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원티드 HR프렌즈’라는 소중한 커뮤니티를 통해 얻은 인연들이 저를 더 넓은 세상으로 이끌어주었습니다.
혼자 책상 앞에 앉아 고민할 때는 보이지 않던 답들이, 같은 고민을 하는 동료들과 웃으며 대화하는 과정에서 마법처럼 풀리기도 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길을 걷는 사람들을 보며 위로를 얻었고, 저와 전혀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을 보며 새로운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런 교류들이 제 안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채워주었고, "함께 라면 더 나은 방향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예전보다 훨씬 여유롭고 밝은 시선으로 조직과 사람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얻은 소중한 인연과 긍정적인 경험들은 앞으로 제가 HR을 해나가는 데 있어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지난 여름 처음 시작할 때보다 저는 분명 더 자랐고, 이제는 이 성장이 주는 즐거움을 기꺼이 즐기려 합니다. 정답이 없는 길 위에서 고군분투하는 동료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은 넓고 좋은 사람은 정말 많습니다. 마음을 열고 그들과 함께 어울린다면, 여러분의 일상도 분명 더 활기차고 긍정적인 변화로 가득 차게 될 겁니다.
다가올 2026년에는 더 많이 보고 배우려고 합니다. 10편의 글을 쓰며 다짐했던 것들을 잊지 않고, 제가 믿는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며 시야를 넓히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내년에는 조금 더 ‘넉넉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동안은 냉정하게 판단하고 날카롭게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 날카로움을 부드럽게 다듬어 사람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싶습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할 수는 없겠지만, 매년 조금씩 성장하면서 지금보다 더 깊은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2026년은 저에게 그런 도전의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이 긴 여정을 마치며 문득 저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지난 시간 동안 '우리'가 변한 걸까, 아니면 '나'라는 사람이 변한 걸까."
어쩌면 정답은 그 중간 어디쯤에 있을 겁니다. 내가 변했기에 그전에는 보이지 않던 조직의 작은 변화들을 알아볼 수 있게 된 것이고, 우리가 함께 변했기에 저 또한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HR이란 나를 변화 시켜 조직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고, 그 깊어진 시선으로 다시 사람을 향하는 끝없는 과정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나온 길을 후회하기보다는, 그때의 기록들을 발판 삼아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지난 여름부터 지금까지 제 부족한 글을 읽고 함께 고민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변화가 제게 남긴 건 결국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진심’이었습니다. 이제 다시 가벼운 마음으로 앞을 향해 걷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JW NO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