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프롤로그 - 용기

by JW NOTE

안개 자욱한 길 위에서, 나만의 지도를 그리기로 했다


인사(HR)라는 직무는 늘 '정답'을 요구받는 자리입니다.

회사는 정교한 시스템과 완벽한 성과 지표를 원하고, 구성원들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제가 마주한 현실은 이론서에 나오는 깔끔한 답안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때로는 지역적인 한계와 부딪히기도 했고, 때로는 제한된 자원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실무적인 제약들로 가득했습니다.

어떤 날은 견고한 조직 문화의 벽에 부딪혀 무력감을 느꼈고, 어떤 날은 내가 내린 결정이 누군가의 직장 생활에 미칠 무게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정답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을 걷는 기분. 그 막막함은 때로 나 자신이 HR 전문가로서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난여름, 그 막막함 끝에서 저는 작은 결심 하나를 세웠습니다. "정답을 찾을 수 없다면, 정답을 찾아가는 나의 '태도'라도 기록해 보자"는 다짐이었습니다. 그렇게 [JW NOTE]라는 이름으로 첫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화려한 성공 사례가 아니라,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때로는 여러 한계에 부딪히며 얻은 서툰 성찰들을 한 줄씩 적어 내려갔습니다.


여기까지 지나오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나의 부족함을 대면하는 용기, 주어진 환경의 제약에 질문을 던지는 용기, 그리고 무엇보다 '나만의 목소리'를 세상에 내놓는 용기였습니다. 300일이라는 시간 동안 글을 쓰며 깨달은 것은, HR에 절대적인 정답은 없을지라도 나만의 '관점'은 세울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책 <여정의 시작>은 그 고민의 흔적들을 모은 첫 번째 매듭입니다. 뜨거웠던 여름의 첫 문장부터, 다름을 인정하고 비로소 나만의 확신을 얻게 된 겨울의 회고까지 10편의 글 속에 저의 성장의 의지를 담았습니다.

이 기록은 이제 막 꿰어진 첫 단추일 뿐입니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완벽한 해답지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정답 없는 길 위에서 함께 길을 잃고 헤매는 동료들에게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라는 기분 좋은 응원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이제 300일간의 여정이 준 용기를 품고, 다시 가벼운 마음으로 HR의 다음 성장 여행을 향해 걸어가려 합니다. 저의 서툰 첫 페이지를 함께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제 그 여정을 열어가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