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라는 문장

싱어송라이터 한로로

by Jwook

음악을 듣다가 우연한 추천에 의해 알게 되는 싱어송라이터가 있다. 백아가 그랬고, 최근에는 한로로가 그렇다. 처음부터 좋아서라기보다, 그냥 계속 귀에 남았다. 그녀만의 음색과 가사 때문이다. 목소리라는 악기를 가장 솔직하게 내던지고, 문장으로 감정을 배치하는 아티스트. 그 담담함이 자꾸 마음을 건드린다.


〈사랑하게 될 거야〉를 들으면 문득 어린시절 들었던 리안 라임스의 〈Blue〉가 떠오른다. 장르는 다르지만, 어린 나이에도 감정의 무게를 견뎌낸 목소리가 닮아있다. 감정을 과시하지 않고, 기교가 아니라 본능으로 노래하는 사람들의 떨림.

한로로 - 사랑하게 될 거야. 국어국문학과 출신 싱어송라이터. 노래는 음악이기 이전에 언어다.
리안 라임스 - Blue. 컨트리풍의 잔잔한 멜로디, 어린 나이에도 감정의 무게를 견뎌낸 목소리.

하지만 나는 한로로에게서 일본의 싱어송라이터 아이묭(Aimyon)을 더 짙게 읽는다. 노래로 무언가를 증명하려 들지 않고, 지금 자신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꺼내놓는 태도. "이해받지 않아도 괜찮다"는 듯 툭툭 내뱉는 음색의 해방감. 설명하기보다 그 자리에 머물게 만드는 힘. 그것이 한로로와 아이묭이 공유하는 문법이다.

아이묭(Aimyon) - Naked Heart. 설명하기보다 그 자리에 머물게 만드는 힘

한로로는 국어국문학과 출신이다. 그래서 일까, 그녀에게 노래는 음악이기 이전에 언어에 가깝다. 가사를 쓰고, 문장으로 감정을 배치하는 일.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음미하다 보면 알게 된다. 감정을 소진하지 않고 남겨두는 방식, 결론을 서둘러 닫지 않는 태도, 설득하려 들지 않는 무심함. 그 불친절함이 오히려 다정하다.


한로로는 크게 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도 내 옆에 조용히 둔다.

덧셈도, 결론도 없다. 그저 남아 있는 상태. 한로로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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