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씨 좋은 7월의 어느 날, 학교에서 근무하는 남교사 선배님들과 함께 워크숍을 다녀왔다. 말이 좋아 워크숍이지 학교에 얼마 없는 남교사들끼리 서로 맛있는 거 먹고 물놀이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는 취지이다. 회장과 총무를 자처하신 차기 교감님의 진행에 맞추어 남교사들은 수업을 마치고 약속된 장소로 향했다.
약 1시간가량 달려서 도착한 곳은 광탄저수지 인근의 조용한 동네였다. 꼬불꼬불한 길 사이로 드문드문 주택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이윽고 도착한 장소도 역시 아름다운 풍경을 품고 있는 주택이었다. 현 교감님이 수십 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부부 내외의 별장으로 주말에만 주로 이용하신다고 한다. 집 앞마당에는 겨울에 이용할 수 있는 조그마한 개인 사우나가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그렇게 간단히 짐을 풀고 인근 광탄저수지에서 낚시와 물놀이를 하러 갔다.
저수지 근처는 비가 많이 온 관계로 물살이 다소 거셌다. 불어난 물의 속도를 보니 낚시를 해도 고기가 많이 잡히지 않을 거라 하신다. 도시에서만 살아서 루어 낚시나 족대를 이용한 물고기잡이는 낯설었지만 인생 선배(?)님들의 노련미를 곁눈질로 배우게 된 즐거운 시간이었다. 분명 선배님들이 가이드해 주신 대로 똑같이 한 것 같은데 내가 내린 그물엔 물고기가 없고 그들의 그물엔 물고기가 한가득이다. 사람은 이래서 배워야 되나 싶다.
사실 남교사들끼리 모였을 때 하이라이트는 술자리이다. 주인 내외분이 전날부터 준비하신 각종 제철 음식과 친환경 농산물들의 향연은 그야말로 오늘 모임의 하이라이트였다. 밑반찬부터 시작해서 거를 타선이 하나도 없는 음식에 너도나도 술이 절로 들어갔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늘 인사만 간단히 하고 지냈던 선생님들을 차근차근 알아갈 수 있었다. 주제는 세상 가는 이야기부터 반려 동물, 골프, 여행, 은퇴 등 다양하게 오고 갔고 막내인 나는 열심히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며 좋은 부분만 가슴속에 잘 정리해 두었다.
잠시라도 육아를 놓고 선생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해 준 와이프에게 감사한 하루였다. 주인 내외분이 운영하시는 마트에서 팔고 있는 델라웨어 포도를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 집으로 가지고 왔다. 아이들이 너무 맛있는지 한 박스가 금세 동이 나 버렸고 나는 개인적으로 주인 내외분께 감사의 메시지를 드렸다. 육아 열심히 하고 다음에 또 놀러 오라 신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되면 다음에 또 찾아뵈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 모처럼만에 조용하고 고요했던 주말이었다. 다시 이제 가족들과 화끈한(?) 하루를 보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