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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윤표 Aug 17. 2024

어린이집 안 가고 홍콩 갈래

여독을 극복하고 다시 한 주를~!!

허니와 달콤이는 8.9(금) - 8.11(일) 2박 3일간 홍콩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4년 반만의 해외여행인 데다 아가들과 함께 하는 첫 해외 방문인지라 설렘과 두려움이 다소 공존하는 상태로 계획하고 마주한 여행이었죠. 덥고 습한 날씨는 한국과 다름없었지만 해외 그 자체가 주는 생경함과 설렘을 4 식구 모두 느꼈던 것은 분명합니다.  2박 3일 동안 마음 놓고 홍콩의 문화와 자연을 누릴 수는 없었지만 어느 정도는 정취를 느꼈다는 점, 이번에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다음 여행에서의 목표로 새롭게 설정했다는 점에서 이번 여행은 성공적이었다고 감히 자평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마주한 월요일 아침. 아이들이 이렇게 얘기합니다.


"나 어린이집 안 가고 홍콩 또 가고 싶다."  

소위 콧바람 들었다는 표현이 바로 이런 것일까요. 만 3세인 허니는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갔다 온 경험이 꽤나 즐거웠던 모양입니다. 어쩌면 어린이집을 가기 싫다는 표현을 완곡하게 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긴 어른인 저희 부부도 여운이 짙게 남는 데 어린아이들은 오죽할까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어린이집을 안 갈 수는 없기에 평소보다 훨씬 늦게 등원시키고 점심만 먹고 하원도 빨리 시키기로 극적 합의(?)를 한 후, 무사히 등원을 시켰습니다. 사실 그 사이에 저희 부부도 여행 후 채 정돈되지 못한 것들을 정리해야 할 시간이 필요했으니까요.  

만 3세 허니는 위드팡팡 선생님의 본사 교육 일정으로 인해 대체 프로그램을 하는 것으로 한 주를 시작했습니다. 육상, 해상, 항공 교통수단의 종류와 명칭을 알아보고 그림에 맞는 교통수단을 찾아 도장으로 찍어 보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최근에 '로보카 폴리', '슈퍼 윙스', '헬로 카봇' 등 교통수단에 푹 빠져 있는 허니에게는 식은 죽 먹기와 같은 활동이었을 겁니다. 오죽하면 홍콩 디즈니랜드에서도 기념품 하나를 고르라는 말에 애니메이션 '카'에 등장하는 친구들을 골랐으니 말이죠. 저도 어렸을 때 거리의 수십여 대의 차종을 외우고 익히는 것에 푹 빠졌던 시기가 있으니 뭐라 할 말은 없습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것을 그저 실감할 뿐이죠. 또한 광복절을 맞이하여 태극기를 그리고 미니 북 만들기를 하며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같은 시각, 몸과 마음은 아직도 홍콩에 머무르고 있는 만 2세 달콤이는 선생님에게 자신 있게 '홍콩 다녀왔어요'라고 이야기를 했답니다. 그냥 어른들과 함께 여행 다녀왔다고만 생각할 줄 알았는데 본인이 어디를 다녀왔는지를 주체적으로 알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말은 안 했지만 속으론 이번 여행이 달콤이에게도 굉장히 뜻깊었나 보구나.

그렇게 자기 자랑(?)을 마친 달콤이는 스토리오감 시간에 친구들과 '퍼포먼스 리듬파티' 활동에 참여하였습니다. '퍼포먼스 리듬파티'란 아가들이 직접 리듬요정이 되어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며 오감으로 음률을 받아들이는 수업이더군요. 발로 밟을 때마다 피아노 건반 소리가 나는 것을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이내 즐겁게 음악 수업에 참여했다네요.

그리고 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 달콤이도 나름 광복절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아직 광복절의 의미를 이해할 나이는 아니지만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다른 것은 아직 잘 몰라도 그날이 분명 즐겁고 행복한 날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허니와 달콤이 아빠인 저는 저만의 방식으로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바로 8.15km 러닝으로 말이죠. 가수 션 씨의 81.5km 기부 달리기의 취지에 감명받아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의식을 치른 것인데요. 션 씨의 기부 달리기를 통해 모금된 기부금이 지금까지 총 14명의 독립투사 가정의 보금자리를 조성하는 데 이바지했다고 합니다. 시간이 없어 직접 행사장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마음만큼은 봉사정신을 실현하고 싶었기에 35도의 날씨를 뚫고 러닝에 성공했습니다.

그렇게 맞이한 금요일, 허니와 달콤이는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변산으로 향했습니다. 퇴직 경찰이신 장인어른의 도움을 받아 변산에 자리한 경찰수련원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거든요. 특별한 명소나 행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해 보니 아가들이 바닷가에서 놀아본 경험이 없어 방문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바닷물이 빠졌을 때 '해루질'이 인상적이었는데요.  해넘이를 배경으로 미리 준비해 놓은 모래놀이세트로 해루질을 하니 분위기가 제법 근사했습니다. 이번 여름은 여러모로 아가들에게 재미있고 유익했던 것 같습니다.

허니와 달콤이의 어린이집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

(이번주는 유난히도 지각, 조퇴를 많이 한 아가들이네요.

체험학습 결과보고서를 아주 자세히 써서 제출해야겠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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