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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윤표 Sep 07. 2024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다 또 더워

9월이 들어서자마자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해지고 제법 산책하기 좋은 날씨가 되었습니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제 끝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 오후 4시 반 하원을 하는 순간부터 그런 생각을 접게 하더군요. 32~3도를 꾸준히 오후 시간에 보여주는 날씨는 아직 여름이 물러갔다고 생각했다간 오산이야라고 말하는 듯한 모양새였습니다. 그렇게 여름과 가을의 문지방을 밟고 있는 오늘, 허니와 달콤이는 또 어떤 재미있는 활동을 하면서 어린이집 생활을 하였을까요?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만 3세 허니는 월요일 아침부터 귀여운 공룡으로 변신하였습니다.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되는 위드팡팡 활동을 한 것인데요. 공룡이 살던 시기(백악기 시대라고나 해야 할까요...?)로 거슬러 올라가 직접 공룡이 되어 먹이를 먹고 공룡의 습성을 직접 몸으로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미 티라노 사우르스를 위시한 여러 종류의 공룡에 대하여 유튜브를 통해 예습(?)이 충분히 되었던지라 허니는 자신 있게 공룡의 모습을 마음껏 뽐내었다고 하는군요. 저도 어렸을 때 제법 공룡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아들의 모습에서 저의 어린 시절을 잠깐 되새겨 보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허니와 친구들은 스쿨버스에 몸을 싣고 견학을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바로 양주에 위치한 '서울우유 박물관'인데요. 우리가 매일 마시는 우유가 어떤 과정을 통해 생산, 유통, 소비가 되는지에 대해서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우유뿐만 아니라 시중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요구르트와 요거트 관련 상품들도 알아볼 수 있었고요.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출입증을 받아 가상으로 공장 직원이 되어 멸균 등의 우유 공정에 참여하는 등 생각보다 자세하게 우유에 대해 배울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견학 라인마다 간단한 체험 부스와 게임 공간이 있어 아이들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었던 점도 좋았고 무엇보다 양손 가득 유제품을 갖고 집에 돌아올 수 있어 그것 또한 좋았습니다.

그리고 허니는 한 가지 더 재미있고 뜻깊은 시간을 어린이집에서 보냈는데요. 그것을 바로 '찾아가는 동물 수업'이었습니다. 동물조련사 분들이 직접 아이들의 흥미와 눈높이에 걸맞은 작은 동물 친구들을 데리고 어린이집에 놀러 온 것인데요.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과 더불어 직접 손으로 만져도 보고 먹이도 주면서 교감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시간이었습니다. 도심에 살면서 반려동물을 제외한 양서류, 파충류 등을 경험하기가 쉽지 않은 터라 이번 동물보호교육은 아이들에게 꽤 유익한 순간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동물을 다소 무서워하고 특히 지나가는 새만 봐도 울먹이던 허니가 씩씩하게 용기를 내서 동물들과 교감하는 모습을 보니 제법 컸구나라는 느낌도 함께 받았습니다.

같은 시각, 만 1세 반 달콤이는 (이제는 만 2세이긴 하지만) 어린이 집에서 재미있는 공작 활동과 역할놀이 수업을 받았습니다. 오빠의 영향 때문인지 집에서 로봇 흉내를 내기도 하고 '출동', '변신' 등의 남아에게 어울릴 법한 단어에 익숙한 아이지만 천상 '도시 여자'의 본성을 숨길 순 없나 봅니다. 평소에 엄마가 화장하는 모습을 유심히 보고, 키즈카페에서도 화장대 놀이를 해 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분장 도구를 다루는 모습이 꽤나 자연스럽고 익숙한 모양새입니다. 마지막에 머리도 빗고 헤어 드라이기까지 능숙하게 사용하였다고 하니 이젠 배변 활동만 스스로 할 수 있다면 영락없는 어린이로 성장할 것 같습니다. 

매주 진행되는 '아띠랑 코코' 시간에는 빨대를 활용하여 막대에 끼워보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휴지심에 직접 빨대를 키워 간단한 작품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좋아하는 색깔별로 막대에 꽂아 자유롭게 배치하기도 해 보았는데요. 손과 눈의 협응성을 기를 수 있고, 배색에 대한 개념을 자기 스스로 찾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한 시간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끼우고 꽂을 때마다 선생님께서 칭찬해 주시니 연신 흐뭇해했다는 선생님과 래포 형성이 잘되었구나라는 것도 느끼고 선생님의 노고에 무한한 감사를 드리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빠와 마찬가지로 달콤이도 '찾아가는 동물 수업'에 참여하면서 동물들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빠를 비롯한 다른 친구들과 달리 겁이 없어도 너무 없는 딸인지라 동물들에게 먹이 주기 등의 활동에 거침없이 참여했다고 하는군요. 카멜레온이 귀뚜라미를 쳐다보는 모습을 유심히 보면서 '안녕'하고 인사하기도 하고, '아기 돼지는 우유를 먹어요' 라며 동화책에서 읽었던 모습을 선생님께 설명하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토끼를 유난히 좋아해서 토끼들이 청경채를 원 없이 먹고 집에 들어갔다고 하니 동물들의 방문이 달콤이에게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쏜살같이 보낸 한 주, 주간학습안내장을 살펴보니 곧 있으면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앞두고 있다는 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년과 재작년까지 입었던 한복이 맞을까 얼추 몸에 대어봐도 올해 한번 더 입어보기에는 다소 무리라는 판단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재우고 나서 어떤 한복을 입힐지 궁리하는 즐겁지만 다소 머리 아픈 고민의 순간을 즐겨야 하겠습니다. 허니와 달콤이의 어린이집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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