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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윤표 Sep 14. 2024

2024년 추석도 풍성하게

9월 첫 번째 주말, 오랜만에 어린이대공원을 방문했습니다. 무더위 속에 7,8월엔 감히 가볼 엄두도 전혀 못 내던 곳이라 호기롭게 9월 첫 주부터 허니와 달콤이를 데리고 갔는데요. 한낮은 아직도 많이 더웠습니다. 익숙한 곳인 만큼 놀이동산, 팔각정 키즈카페, 놀이터, 동물원 등을 단 한 번의 두리번거림 없이 땀을 뻘뻘 흘려가며 시간을 보냈는데요. 새로운 친구 '수달' 가족과의 만남이라는 소기의 성과가 있었습니다. 허니와 달콤이는 '수달'가족이 먹이를 먹는 것을 유심히 관찰하며 새로이 어린이대공원 식구가 된 친구들을 반겨주었습니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맞이한 새로운 한 주, 허니와 달콤이는 어린이집에서 또 얼마나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을까요?

만 3세 허니는 위드 팡팡과 체육 시간 수업을 들으며 한 주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EVA 재질로 된 폭신한 대형 빨래집게를 골대에 누가 많이 매달아 보는지 시합을 했다고 하네요. 형형색색의 빨래집게를 가지런히 골대에 매달고 사진을 찍으니 제법 그럴듯한 콘셉트 사진이 나왔습니다. 위드 팡팡 시간에는 '씨앗 마라카스'라는 악기를 흔들며 도깨비 나라를 탐험하는 모험가의 모습을 친구들과 표현하였습니다. 세계적인 거장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일부인 '사탕 요정의 춤' 음악을 율동으로 표현해 보고 선생님과 느낌을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하네요. 허니의 커다란 눈망울을 보니 도깨비 나라를 여행하는 것이 꽤나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모양입니다.

화요일 VR 액션큐 시간에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놀이 중 하나인 '투호놀이'를 체험했습니다. 이미 '용인 어린이 상상의 숲'에서 아빠와 투호 놀이를 예습했던 허니이기에 게임 룰을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VR이다 보니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득점하는 모습을 많이 구현해주지 않았을까라는 내심 기대를 해봅니다. 누리나래 교과서 익히기 시간에는 떡의 이름과 종류를 알아보고 떡 모양 교구를 활용하여 종류별로 떡을 무리 짓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요즘은 빵이 주식과 간식을 대표하기에 아이들이 떡에 대해 관심을 갖기 쉽지 않기에 여러 가지 떡을 공부해 두는 것은 여러모로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목요일에는 '추석 행사 및 한복 페스티벌'이 있었습니다. 2년 동안 입었던 한복이 호수가 맞지 않을 정도로 훌쩍 큰 허니는 올해 새로운 추석빔을 입고 예쁘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저마다 부모님의 취향(?)이 물씬 묻어나는 꼬까옷을 입고 사진을 찍은 아가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한복 패션쇼를 마치고 나머지 시간에는 제기차기, 윷놀이, 떡메 치기, 투호 놀이 등의 다양한 전통놀이를 하고 원에서 준비해 준 송편을 나누어 먹으며 추석 분위기를 물씬 즐기고 온 허니입니다. 덤으로 추석 이벤트 '우리 아빠가 설거지를 제일 잘해'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고무장갑을 선물로 받아왔는데요. 아빠가 설거지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낸 팀 중에 선물을 준다고 하니 연휴 때 부지런히 설거지를 해보아야겠습니다.

같은 시각, 만 2세 달콤이는 월요일 아침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굉장히 분주한 모양새입니다. 오감놀이 대체 수업의 일환으로 '피자 가게에서 일해요'라는 수업을 들었는데요. 피자 모형 놀잇감을 가지고 팬에 하나씩 옮기기도 하고 상자에 담아 포장하면서 배달까지 수행하는 역할놀이를 하였습니다. 평소에도 가게놀이에 일가견이 있는 달콤이 인지라 "영수증 필요하세요?" , "카드로 계산하시겠어요?"라는 말을 하면서 실제와 거의 구별이 안 갈 정도로 역할 놀이에 몰입했다고 하네요. 평소에 열심히 놀아주면서 페이 결제까지 상황극에 투입한 보람이 있는 듯합니다. 

화요일 스토리 오감 시간에는 추석을 맞이하여 색동 한삼자락을 갖추어 우리나라 장단 리듬에 맞춰 노래도 하고 춤도 추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길게 자른 색한지 종이를 이용해 날리기, 던지기, 뿌리기 등을 하며 한지라는 존재에 익숙해지는 활동을 했고요. 직접 탈도 써보고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북청사자놀음'의 일부를 몸으로 표현했는데 선생님이 쓰신 사자탈이 너무 실제와 비슷해서 아이들이 흠칫 놀라기도 했다는 후문이네요. 하지만 호랑이띠인 아이들이라 그런지 이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재미있게 나머지 활동까지 잘 마무리 지었답니다.

그리고 목요일 달콤이도 다른 어린이집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추석 행사 및 한복 페스티벌'을 맞이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난생처음 입어보는 추석빔이 아름다운지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나 멋지지?" "저 멋지죠?"를 입이 닳도록 자랑했다고 하네요. 달님을 쳐다보면서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 해 주세요'라고 소원도 빌어보고 제기차기, 윷놀이, 떡메치기 등의 전통 민속놀이를 하며 추석이라는 명절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한주가 또 쏜살같이 지나갔고 허니와 달콤이는 5일이라는 긴 연휴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읽어주시는 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하나 드려야 할 순간인데요. '허니와 달콤이의 어린이집 이야기'는 철저하게 아가들이 등원하여 일어난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합니다만 다음 주는 긴 추석연휴로 인해 이틀밖에 등원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본의 아니게(?) 한 주 쉬고 9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또 소식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그리 대단하지 않은 글 꾸준히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네요. 아무쪼록 읽어주시는 분들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도록 풍성하고 즐거운 명절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허니와 달콤이의 어린이집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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