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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윤표 Nov 24. 2024

포도

포 도


포도를 씻는다

알알이 맺힌 물방울 사이

내 얼굴이 스친다

아직 씻지 못한 오늘을

뒤로 한 채


포도알을 뗀다

내가 너에게 한 말

그가 나에게 한 말

포도알 하나하나에

말이 씨가 되어 박힌다


포도를 먹는다

달콤함이 입안

그윽히 자리한다

그에게 간다

나에게 온다

뱉어내던 삼키던

씨는 사라진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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