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하나로 교실에서 즐겁게 뛰어놀 수 있어요
요즘 같이 폭설과 강추위로 운동장 체육 수업이 어려울 시기에는 교실체육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체육에 관한 흥미와 관심이 학생들마다 다르고 신체적 발달이 두드러진 아이들 위주로 진행되어 활동의 본질을 그르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부상이 발생할 우려도 학년이 높아질수록 더 크고요. 그래서 체육 수업에 종종 '뉴스포츠'를 도입하는 데 그중 하나가 교실체육으로 널리 쓰이는 '가가볼'입니다.
가가볼은 별다른 준비물 하나 없이 공 하나만으로도 40분 내내 진행이 가능합니다. 경기장도 책상을 눕혀 만들 수 있고, 부상 우려가 적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비교적 친숙한 '공놀이'의 하나이기에 경기에 대한 거부감도 적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신체 능력의 우수함이 승패를 가르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규칙을 잘 지키고 경기에 집중하면 누구든 최후의 1인이 되어 우승의 영예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6학년 담임을 맡고 있기에 아이들과 함께 교실에서 가가볼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보통 1게임에 8-10명이 적합하고 게임시간은 평균적으로 3분 정도 걸립니다. 계속 똑같은 형태로 게임을 진행하면 다소 지루해질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1. 남, 녀 따로따로 나누어 진행하기
2. 남, 녀 섞어서 모둠별로 진행하기
3, 선생님을 가위바위보로 이긴 사람들만 게임하기
4. 텔레파시 게임을 해서 나랑 같은 답 맞힌 사람부터 경기를 진행하고 패배바자들은 그다음에 진행한다.(예 : 짜장 vs 짬뽕 하나, 둘, 셋 했을 때 짜장을 고른 팀부터 게임하고 짬뽕 팀은 그다음에 한다. 왜냐하면 담임선생님은 짜장을 좋아하니까)
5. 공을 피구공이 아닌 주사위, 럭비공 등으로 바꿔본다.
그렇게 가가볼을 열심히 6학년 수업에 적용해 본 후 늘봄교실에도 투입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늘봄 참여 학생 1학년이 단 두 명밖에 오지 않았다는 사실이죠. 오히려 도우미 6학년 학생이 3명이나 왔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가가볼의 대략적인 경기 방법과 규칙을 알려주니 1학년 학생들도 금세 적응하여 가가볼을 무척이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6학년 언니들이 눈치를 보게 할 정도로 가가볼에 혼을 실어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늘봄 학생들이 모두 등교하여 사전에 계획한 게임들을 순차적이고 체계적으로 적용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