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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투어마라톤 뛰고 서울투어 하기

by 홍윤표

지난주 일요일, 풀코스 대회를 마치고 1주일간 아침 운동을 내리 쉬었습니다. 출근 전에 아이들 등원에 좀 더 신경을 쓰고, 퇴근 후에도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는 데 집중했죠. 그렇게 평일을 순조로이 보내고 맞이한 일요일. 저는 8년 만에 하프마라톤 대회에 참석하였습니다.

러닝 붐의 분위기를 변하기라도 하듯, 광화문광장에는 1만 5천 명의 건각들이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 사이에 끼어 큰 함성을 응원 삼아 모처럼만에 참가한 대회를 만끽했습니다. 그렇게 2시간 여를 재미있게 달리니 생각지 못한 선물이 결승선에서 저를 맞아주더군요. 그것은 바로 우리 가족이었습니다.

대회를 마무리하고 기념품을 받은 뒤에 인근 빌딩 구석진 곳에서 대충 환복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일요일 오전 시청 앞은 여는 식당이 얼마 없어 종각역까지 걸어간 뒤 돈가스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식당을 나오는데 아이들이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사진 찍는 가게에 들어가더군요. 생각지도 못하게 온 가족에 예쁜 사진도 찍고 휴일 서울 한복판의 평화로운 분위기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사 온 동네가 지상철이 다니는 동네이다 보니 용산역까지 ITX 시설을 이용해 오갈 수 있었습니다. 정식 기차는 아니지만 나름 ITX 만으로도 충분히 기차 여행의 분위기를 낼 수 있었네요. 또한 용산에 자리한 대형 쇼핑몰도 연말연시 분위기를 슬슬 갖추고 있었기에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절로 즐거웠습니다.

이번 마라톤은 사실 큰 목표를 두고 참여한 것이 아니라 8년 만에 하프마라톤인지라 공식 기록을 한 번 갖고 싶다는 데 의의를 두고 참여한 것이었습니다. 가족들과 서울투어를 하고 나니 대회 명칭인 '서울투어마라톤'의 취지를 제대로 살린 하루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가을의 끝자락, 아이들과 청계천이며 용산 쇼핑몰을 걷고 기차까지 타고나니 새삼 우리 아이들이 많이 자라주었다는ㅌ것을 실감하는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아침부터 먼 길 홀로 두 아이 케어해 준 와이프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두 자식 상팔자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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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