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1일 차 보고 느낀 것

굳이 나만 궁금해서 이래저래 찾아본 것들

by 홍윤표

지난 2월 11일부터 2월 15일까지 가족들과 함께 사이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2년 전에 처가댁과 함께 홍콩을 2박 3일 다녀온 뒤로 2년 만인데요. 그때 당시만 해도 처가댁에서 여행 경비나 일정을 전부 지원해 주셨기에 저희 가족은 그저 따라다니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여행은 정말 즐거웠으나 도보 여행 특히 로컬을 여행하기에는 아이들이 그때도 힘들어했고 지금도 벅찰 것이란 생각에 이번에는 완전 100% 휴양을 할 수 있는 곳을 골랐습니다. 와이프의 수완 덕분에 공식 홈페이지보다 30% 저렴한 가격으로 리조트를 예약했고 미국령이다 보니 비자를 따로 받아야 하는 절차도 거쳐야 했지만 어쨌든 여행이 주는 설렘을 오랜만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여행이라는 것을 기대하고 설레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라준 것에 감사함을 느꼈고요.


밤 비행기에 몸을 싣고 4시간 여를 비행해 호텔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기절하듯 잠자리에 들어 9시 남짓 일어나 창문 너머로 비치는 풍경을 살펴보니 시원한 바닷바람과 더불어 리조트 내 수영시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국적인 정취와 향기, 국내에서 본 적 없던 바다색깔을 마주하니 비로소 해외에 왔다는 게 실감이 났습니다. 이제부터 우리 가족이 할 일은 리조트에서 삼시세끼 먹고 마시며,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바다에서 스노클링 체험 등을 만끽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휴양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사이 보고 들은 것 중 불현듯 궁금한 것들 (주로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것들)이 떠올라 그것들을 찬찬히 기록에 옮겨 보려 합니다.


1. 한국인이 여행하기에 사이판이 많이 좋아졌다?

- 사이판은 20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아시아인의 대표적인 휴양지로 손꼽혀 휴가철만 되면 인산인해를 이루었답니다. 우기를 제외한 나머지 날씨는 최저/최고기온의 구별이 무의미할 정도로 한결같은 날씨를 자랑했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도 불어주었기에 여름복장만으로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했습니다. 베트남이나 태국, 라오스 등이 SNS의 확장과 함께 여행지로 급부상할 때 오히려 사이판은 아시아나항공 직항이 중단될 정도로 상품성이나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고 있죠. 시설이 낙후된 데다 현지인마저 이주를 감행하고 있다 보니 관광업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지만 저는 이런 한산하고 잔잔한 분위기가 여행이 주는 또 다른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지에서조차 부산스러워야 할까요...

2. 슈주프 지역은 주로 나라의 행정을 담당한다.

- 사이판의 중심지는 가라판이라는 곳입니다.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많고 오래전부터 구축된 관광 인프라 덕분에 한국어, 영어로 소통하는 데에도 무리가 없답니다. 제가 머물렀던 리조트는 슈주프라는 지역인데 애들 재우고 잠깐 마실 나갔을 때 '범죄국', '외교국' 이런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냥 일반 단독주택 사이에 우리나라로 치면 행정부 산하 기구가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찾아보니 이 지역은 오래전부터 사이판 지역의 행정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었고 지금도 이곳들은 원래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이판에서는 다른 것은 몰라도 여권 분실은 절대 금물이라네요. 대사관이나 영사관 출장소가 없는 데다 괌까지 가서 재발급을 받아야 하는데 괌-사이판 간 노선은 국제선이라 여권이 필요하다는군요. 여행 가시는 분들은 여권은 무조건 철통보안 하셔야 할 듯합니다.

3. 직사광선은 정말 세고 의외로 모기가 없으며 개가 돌아다닌다.

- 저희 아이들을 포함하여 가족들은 몇 시간 동안 수영장에서 보내다 보니 선크림이 필수였습니다. 선글라스, 정글모, 선크림도 SPF 수치가 높은 것으로 준비했고 수영복도 무조건 긴팔, 긴바지로 준비했습니다만 사이판의 직사광선은 정말 세더 군요. 얼굴이 까맣다 못해 벌게져서 돌아와 요즘도 자기 전에 수딩 젤을 바르고 자야 하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기를 한 마리도 본 적이 없습니다. 으레 한두 방 물려서 자다 깨서 긁거나 잡으려는 제스처를 취해볼 법도 한 데 말입니다. 그리고 아이들 데리고 다니실 때는 항상 조심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이곳은 엄청난 크기의 개들도 주인들이 방목하듯 목줄 없이 자유롭게 풀어놓기 때문입니다. 막 짖거나 달려오지는 않던데 그래도 해외인 만큼 안전사고에 유의하셔야 할 듯합니다.

그 외에도 한국인이 만든 리조트임에도 불구하고 한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로 된 경고문구를 통해 이곳의 주 고객층이 누구였는지를 짐작해 볼 수도 있었고, 대중교통 인프라가 굉장히 낙후되어 택시비를 바가지로 낼 바에는 리조트를 통해 픽업 서비스를 사전에 미리 지불하는 방법이 오히려 수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새벽이나 밤에 돌아다녀도 큰 걱정이 되지 않을 정도로 치안이 좋았는데 강력 범죄가 많다기보다는 그냥 그 시간에 사람이 돌아다닐 만큼 길이 잘 닦인 것도 아니고 불빛도 많이 없어서 그냥 집에 있는 거라고 하더군요. 저는 이번 여행에서 동네에 늘 있을법한 물놀이장을 만나서 반가웠고 저희 아이들이 수영을 배우고 있어서 물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이겨냈다는 것에도 깊은 감흥을 받았습니다.


1일 차 즐거웠고요. 2일 차에 또 저만 궁금해서 몰래 찾아본 이야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