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 년 전, 무한도전에서 다이어트 특집을 했던 적이 있다. 그 편을 본 시청자들은 아마 노홍철 씨가 초콜릿 분수를 보자 그야말로 광기에 휩싸여 다짜고짜 분수를 집어삼킨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이 장면이 레전드로 호평받는 이유는 '에라 모르겠다'라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남기며 다이어트라는 압박감으로부터 해방되는 짜릿함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동명의 타이틀곡으로 2017년 한 해를 휩쓸었던 빅뱅의 '에라 모르겠다'도 이러한 '집어치워'(To hell with it)라는 형식에서 비롯된 저항과 그로부터 만끽할 수 있는 희열을 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영국에서는 '스트라이크히도니아'(Stirkehedonia)라는 신조어로 표현한다.
'스트라이크히도니아'(Strikehedonia)란 그만두다 또는 파업하다는 뜻의 'Strike'와 쾌락 또는 즐거움이란 뜻의 'Hedonia'가 만난 합성어이다. 미국의 작가 존 케니그(John Koenig)가 만든 'Dictionary of Obscure Sorrows(모호한 슬픔들의 사전)'에서 제안된 신조어로 알려져 있으며, 현대인들의 번아웃과 저항 심리를 잘 나타내는 단어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 단어가 영국에서 주목을 받는 것일까? 그것은 영국의 노동 역사와 자본주의 비판 철학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영국은 역사적으로 강력한 노조 활동과 파업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노동자들이 권리 쟁취를 위해 일손을 놓을 때 느끼는 '집단적 해방감'이 이 단어의 정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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