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머무는 곳(술)

by 강희선


기쁠 때 마주하는 친구 같은 너
슬플 때 생각나는 애인 같은 너

가끔은 마알간 액체에
나를 담그고

때론 황금빛 맥주에
목을 적신다

달콤한 포도주에 넋을 빼기고
휘청이는 인생살이 담금질하며

기쁘나 슬프나 곁에 있어주는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는 너

긴 밤을 함께 지새울 수 있는 너를
영혼을 탈탈 털어 바꿀 수도 있는

너는 정녕
천당과 지옥 사이를 오가는 이를

끝없이 끝없이 추락시킬
도깨비 물이여라

20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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