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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도바다 Sep 21. 2017

황산 여행

--내 기억 속의 산수화 말끔히 지웠던 여행

황산 여행

 

CD플레이어에는 USB에 꽉 찬

나무가 활활 낙엽 같은 음악 되어 흩날렸다

여길 오길 잘했다 잘했다

하며 밤새 안갯속으로 헤매는 꿈을 꾸었다

여길 오지 않길 잘했다 잘했다

했는데 아침마다 금빛 소나무는  

고단한 나를  일으켜 세웠다

절대 경치의 산과 산에서는

죽어서 사는 나무 살아서 죽는 나무들이

기암괴석같이 어지러운 음악을  

폭포로 만들어 세상을 홀리듯

흘러 보내고 있었다

 

황산의 안개와 기암괴석과 금빛 소나무들이

고급액자에 고스란히 담긴 고가의 동양화

황산의 풍경 눈에 보이는 데로 뭉텅뭉텅

눈대중으로 잘라 만든 풍경화

케이블카에 쉴 새 없이 실려 내려와

추억을 먹고 사는 사람들의 마을로 향하고 있었다


그동안 숱하게 보아 왔던 내 기억 속의 산수화

오늘 황산을 오르고 나서 비로소 말끔히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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