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 갇히다

---만산홍엽 다비茶毘의 유혹

by 백도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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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 갇히다


치악산 들머리를 찾지 못해 헤맸네

낙엽은 절정으로 붉어 더욱 어둑어둑 심장까지 두근 거리는 길

지나가던 가을바람 불러놓고 잃어버린 길 물어보니

가을바람의 귀는 내 귀 보다 더 붉어 도통 말귀를 못 알아듣네

등산객들 알록으로 말걸고 달록으로 답하네, 우수수 지나가네,

단풍처럼 떨어지네, 산속으로 붉게 사라지네

사람들은 집에서 가져 온 태워 없애야 할 누추陋醜가 배낭 가득인데

산은 온통 빨갛게 불타 사람들 태울 곳 찾지 못하네

그 버거운 짐 다시 짊어지고 내려갈 판이네

가을숲은 점점 가벼워지고 덩달아 홀가분해 진 산 하늘로 오르네

불타는 산으로 직진하며

흔적도 없이 불타 사라졌으면 하는 사람들, 나무들, 풀들, 계곡물

만산홍엽의 *다비茶毘 유혹

또는 *죽음과 변용

치악산 선홍빛 감옥

다비식 같은 착한 탈옥은 애초 꿈도 꾸지 말아야 하네.

이 또한 사치네, 씁쓸한 누추陋醜네!


*다비茶毘 : 불교의 전통적인 화장 장례의식

*죽음과 변용 :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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